지난해 말 컨설팅사 바이빙그룹은 미국 100대 신문사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당시 93%의 신문사에서 기자 블로그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도 그 중 한 곳입니다. voice.washingtonpost.com에 들어가면 정치, 경제, 교육, 종교,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자 블로그 100여 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미디어비평지 ‘에디터 & 퍼블리셔’는 워싱턴포스트의 부고 담당 기자 4명이 운영하는 팀블로그 ‘포스트모템(PostMortem)’을 소개했습니다(포스트모템은 프랑스어로 사후를 의미합니다). 이 블로그는 1년 반 전에 문을 열었습니다. 부고 담당 기자들은 ‘포스트모템’을 ‘마지막 이야기를 담는 블로그’라고 설명합니다.
죽음을 다루는 블로그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멤버 중 한 명인 아담 베른스테인은 “몇몇 사람들은 블로그에서 죽음을 소재로 삼는 것 자체를 무례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독자들에게 주는 ‘보너스’”라고 말했습니다.
신문에는 매일 부고가 실립니다. 블로그에서 죽음을 다루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욱이 부고를 쓰려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되짚어야 합니다. 관련 인물과 사건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부고는 ‘죽음’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다루는 기사입니다. 그래서 ‘포스트모템’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직접 부고를 쓰기도 하지만 ‘The Daily Goodbye’를 통해 다른 매체에 실린 흥미로운 부고기사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올린 부고 안에는 음악이나 사진, 관련된 홈페이지 소개 등 흥미로운 멀티미디어 자료가 가득합니다. 간혹 죽음과 관련된 게임, 미국인들이 장례를 치르는데 쓰는 평균 비용 등의 자료도 올라옵니다.
미국 일간지 솔트 레이크 트리뷴에도 독특한 기자 블로그가 있습니다.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를 허용하는 결혼제도인 ‘폴리가미(Polygamy)’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가 큰 인기입니다. 솔트 레이크 트리뷴의 웹사이트에는 ‘폴리가미’ 섹션을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섹션에는 폴리가미 전문기자가 운영하는 블로그 ‘Plural Life’가 마련돼 있습니다. 전통 미디어가 소홀히 여겨온 틈새 분야를 찾아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버무리는 기자 블로그는 또 다른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출처: ‘Washington Post’ Obit Blog Creates Death Stars (Editor & Publisher,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