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식(閔炫植, 1939~2018)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성균관대 상학과를 나온 뒤 1965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리부장, 관리국장, 인촌기념회 및 화정평화재단 감사를 지냈다.
민현식(閔炫植) (장성, 1939~ ) △ 65.4 수습(총무부), 사원(경리부), 경리부장(현).
(역대사원명록, 동아일보사사 3권, 동아일보사, 1985)
■ 經理社員 放談
까다롭고 어려운 ‘돈’다루기… 과중한 정신노동에 모자라는 일손
사회: 권수동(權洙東·경리부장)
– 더운 날씨에 수고들 하십니다. 오늘 동우지가 모처럼 기회를 마련해 주어서, 다들 한 자리에 모이게 됐군요. 하고 싶은 말도 적지 않을 텐데, 어디 한번 털어놓아 보기로 합시다.
경리(經理)는 기술사무(技術事務)
우선 제가 한마디 하죠. 우리가 맡고 있는 경리사무는 신문사, 출판국, 방송국 이렇게 여럿으로 갈려서 있어도 일의 성질은 마찬가지예요. 맡은 분야가 다르다 뿐이지 바쁜건 피차일반입니다. 사람은 적고 해야 할 일은 많고,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죠. 흔히들 경리를 기술직이라고 하는데 정말 옳은 말입니다. 일정한 법칙에 의해서 장부정리만 한다고 일이 다 되는 건 아니니 말입니다.
민현식(閔炫植·총무국 경리부)
월급전일의 아우성
– 월급이 계산돼 나가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합니다. 사원수가 많으니 따라서 금액도 많구요. 편집국의 돈은 지형이 맡아서 세는데 한번 세서 딱 들어맞는 날이 별로 없죠. 백원이라도 틀리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세어서 찾아내야만 월급이 나가는데, 몇 번씩 다시 세고 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점심은 세시, 네시에 먹기가 일수니 배는 고프고……
– 월급 봉투를 찢어 버리고 나서 돈이 모자란다느니, 공제액이 너무 많은데 뭐냐는 등 물어보는 사람이 있지요. 월급봉투를 찢어 버렸으니 돈이 모자라는지 어떤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 좀 미안한 얘기지만 신문사에서는 오백원권을 과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백원 다발은 은행에서 가져온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지만 오백원권은 일일이 세어 봐야 하니 시간도 더 걸리고 틀리기도 쉽거든요.
(‘經理社員 放談’, 동우(東友) 제39호, 1968년 8월 30일, 12~13쪽)
■ 經理局 放談 ‘大望의 80年代’에 바란다
민현식(閔炫植· 계리부)
-일반적으로 경리국은 어느 한 기업의 자본조달과 그 운용을 관장하는 기업금융의 역할을 하는 곳이며, 그 기업이 튼튼하려면 기업금융의 역할이 원활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신문기업에 있어서의 경리국이라는 그 한계성 때문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제작의 우선에 의해 다소 위축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경리국이 좀더 발전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 기탄없는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 경리국하면 우선 사원들이 맨먼저 생각나는 것은 월급관계라고 봅니다. 특히 금전과 관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원들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경리국 입장에서 볼때 1천2백여명의 월급을 은행에서 찾아와 일일이 돈을 세어 끝단위 숫자까지 하나도 틀리지 않아야 지급되고 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틀린 경우에 다시 돈을 세어야 하고 한달 급여가 보통 4억정도 되는데 10명이 1천2백여명의 급여를 계산하자면 이틀 작업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기계화로 되는데 돈세는 것은 기계로 할 수 없나요? 갈수록 업무가 복잡해지고 힘들텐데 업무의 간소화라는 입장에서 볼때도 좀 개선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 현재 전산처리되고 있는 것은 급여 뿐입니다. 75년도 경리부에서 국(局)으로 승격될때 전산화 문제가 회사에서 거론된바 있었던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까지 급여만 전산처리되고 세금계산서(신문 및 방송광고)는 지금까지 손도 못대고 있는 형편입니다. 세금계산서의 경우 숫자가 하나만 틀려도 컴퓨터에서 거부반응이 나타나 국세청 전산처리실에서 관할세무서로 통보가 되어 불명자료로 나타나 가산세를 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계산서 작성시 사업자등록 번호와 주소 및 설명 등 필수적 기재사항을 빠뜨리지 말고 실무자나 또는 관리층에서 신경을 써주셔서 틀리는 일이 없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급여공제액중 다른 것은 세목이 기입되는데 기타공제액난에만 세목이 기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도 곧 기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만약에 급여에 의문나는 점이 하나라도 있을 때는 다소 귀찮더라도 꼭 계리부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經理局 放談-大望의 80年代’에 바란다’, 동우(東友) 제129호, 1980년 11월 30일, 36~39쪽)
[이방(異邦) 보고 듣고 겪고] 미국 주마간산(走馬看山) 16일을 말한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세미나 참석 위해 출국
입사 19년만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의 기회를 얻어 지난 7월 18일 출국길에 올랐다. 해외여행이라고는 동남아도 가보지 못한 터인데 이번에 미국여행을 하게 되어 퍽이나 마음이 설레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7월 16일밤 KAL기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하와이의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도착 입국수속과 세관절차를 받느라고 약 3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보내야만 했다.
(…)
저녁엔 하와이 원주민인 폴리네시아 사람들의 독특한 민속무용을 구경하였다. 16일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비행기안에서 3분의 1일을 보내고 나니 아쉬운 감이 들었다.
(민현식 관리국 경리부장, ‘異邦 보고 듣고 겪고-미국 走馬看山 16일을 말한다’, 동우(東友) 제163호, 1983년 11월 10일, 33~35쪽)
[동우칼럼] 自律의 美德
(…)
최근 경영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 ‘동아’도 정상을 고수하기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으며 이에 맞추어 관리국도 변화하고 있다. 관리부서의 이미지는 흔히 말하기를 후신부서, 지원부서로 다른 부서가 진행해 놓은 일에 대한 사후처리를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는데 이제는 ‘사전관리’ 위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회사의 자산관리를 관리국에서만 한다는 사고에서 탈피하여 동아가족 모두가 회사자산의 관리인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관리부서에서는 능동적으로 모든 부서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같은 사고방식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볼펜 한 자루를 청구하기 위하여 국장까지의 결재도 없어질 것이고 금액단위의 전결규정을 마련하여 불필요한 인력낭비를 줄여서 보다나은 제품생산이나 영업활동을 강화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까지 체크위주의 관리에서 전부서를 리드하고 지원하는 관리로 전환할 때 우리 동아는 더욱더 한가족이 되어 정상을 꿋꿋하게 지키게 될 것이다.
독일인이 아우토반에서의 자율적인 질서의식은 독일 자동차산업을 세계강국으로 만들었듯이 우리 모든 동아가족이 자율적인 회사 자산의 관리인이 된다면 동아가 정상을 지킬 수 있는 뿌리가 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민현식 관리국장, ‘동우칼럼-自律의 美德’, 동우(東友) 제305호, 1995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