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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아일보 사람들- 김정래

Posted by 신이 On 10월 - 31 - 2018

 

김정래(金貞來, 1913~1989)는 서울 출신으로 인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 사진반원으로 입사했다고 알려졌으나 동아일보사사에는 기록이 없다. 이명동 전 동아일보 사진부장의 말대로 1926년 사진부 수습으로만 근무하다 이직했기 때문에 기록에 없을 수도 있다. 1926년에는 창간당시 사진반원이었던 야마하나가 동아일보를 그만두고 한우식과 문치장이 사진기자로 활약할 때였다.

 

 

 

ㅁ 베레모 점퍼차림의 골초 사진부장

필자가 김정래를 처음 만난 것은 55년께 한 취재현장에서였다. 당시 그는 평화신문 사진부장으로 40대의 베테랑 기자였고 필자는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비던 때였다. 40대였던 그의 첫 인상은 형사같이 날카로웠다. 잘달막한 키에 스포티한 점퍼차림이었으며 베레모나 캡을 쓰고 금테안경을 낀 그는 언제난 앞가슴에 기동성을 자랑하는 라이카 ⅢA카메라(엘마렌즈 F3.5)를 매달고 다녔다. 취재현장에서 다른 기자들이 왔다갔다하다 카메라 앞을 가로막기라도 하면 벼락같이 소리를 지르며 야단을 치고 심지어는 발길로 걷어차지기도 해 후배기자들은 그를 슬슬 피해다니곤 했다. 또 그는 맥주 반잔이면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술에는 약했지만 담배는 골초였다. 필터가 없는 독한 싸구려 담배를 어금니에 질근 질근 씹으며 취재에 임하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김정래는 25년 인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그 이듬해인 26년 동아일보 사진부 수습으로 언론계에 발을 디뎠다. 동아일보에서 1년간 수습을 마친 그는 27년 조선일보 사진기자로 자리를 옮겨 6년째가 되던 34년에는 사진부 차장으로 승진했고 35년에서 38년까지는 사진부장의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39년에는 조선일보 사진부장을 사임하고 경성보도사진공예사를 창립,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42년 매일신보(총독부 기관지) 사진부장에 발탁되어 해방이 될 때까지 재직했다.

1920년 1월 조선총독부가 민간 일간신문의 발행을 허가하여 조선일보는 그해 3월 6일, 동아일보는 4월 1일자로 각각 창간호를 발행했다. 두 민간신문은 사진보도의 중요성을 인식, 편집국 안에 사진부 직체를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동아일보는 창간 다음호부터 사진을 게재했다. 김정래가 동아일보에 들어갔던 26년 경에는 일본인 사진기자가 책임자로 있었으며 한국인으로는 한우식, 문치장이 활약했다.

□ 국내 최초의 사진 공모전을 주도

당시 사진부는 사진취재는 물론 제판작업까지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기자는 사진 촬영과 제판에 관한 모든 기술을 습득해야만 했다. 그래서 사진부장은 제판까지도 관장해야 하므로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 취재용 카메라는 ‘앙코’라고 하는 휴대용으로 유리원판을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야간이나 어두운 실내촬영에는 마그네슘이라는 화햑성분의 가루를 사용했다. 펑하고 폭음을 내가며 사진을 찍었으니 요란했을뿐 아니라 눈썹과 머리카락을 그을리는 등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 당시는 대부분의 뉴스원이 폐쇄되어 있었고 더구나 사진촬영은 무조건 금지되다시피 했다. 그래서 두루마기 속에 ‘앙코’ 카메라를 감추고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가면서 사진을 찍어야 했고 그러다 발각이 되어 원판을 내놓으라고 하면 새 원판으로 슬쩍 바꿔치기를 해서 내주곤 했었다고 한다.

김정래는 조국이 해방되던 45년 새로 창간된 자유신문사 사진부장으로 취임, 맹활약을 하게 된다.

(…)


김정래는 60년 세계일보 사진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63년가지 근무하고 36년간의 사진기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언론계에서 은퇴한 그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85년에는 현대사진문화상 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89년 2월 26일 76세로 타계했다.

(이명동 월간 사진예술 발행인, ‘베레모 점퍼차림의 골초 사진부장,  한국언론인물사화-8.15後篇 (上),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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