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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8월 15일 해방 1주년을 맞은 정국은 어수선하기만 했다. 반탁의 거센 물결에도 불구하고 삼상회의의 결정에 따른 미소공동위원회가 개최되고 임정중심의 ‘비상국민회의’와 좌익계의 ‘민전’이 결성됐다. 송진우가 흉탄에 쓰러진 뒤를 이어 한국민주당 당수에 취임한 김성수는 그의 소신을 동아일보에 발표했다.” (동아일보 논설 60년, 동아일보사, 1980)

 

동아일보 1946년 8월 15일자 1면 사설, 새 나라의 첫날, 8·15기념의 주지와 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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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이(日獨伊)3국을 주축으로한 영웅주의의 독재와 팟쇼주의의 침략으로 비저진 2차대전-1차전의 참담한 기억도 이진듯이 또한번시작한 사이래의 잔혹한 싸움은 작년 8월15일、일본천황의 무조건항복선언을최후로 일단 끗을 보앗든 것이다。 그 시발로부터 종국에 이르는 파란중첩한(波瀾重壘) 전경과는 사가의 기록에 맛기려니와 고가의 희생으로써 어더진 귀중한 소득은 무엇인가?단구(單句)로 결론짓는다 할진대자유와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인류적양심의 승리며 자주와와 협조질서를 지향하는 세계적이념의 승리라 할것이다。 이와가튼 승리의 날인 8월15일은 인류전체의 경일(慶日)이오 세계공통의 가일(佳日)이다。 그러므로 이날을 기념하야 그의의를 다시금 새롭게하고、이날을 기념함으로써 압날의 항구적평화가 약속된다고 할진대 이얼마나 위대한 기념일 것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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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남조선에서는 오세창 원로、하지 장군 두분의 통어하(統御下)에서 한미공동으로 기념식전 기념행렬을 비롯하야 다채로운 행사로써 『이날』의 의의를 선양하기로 되였다。 그 절차등 상세한 내용은 별개로 보도하거니와 이에 호응하야 각계각층도 각자의 소취대로 이날을 기념하는 각종의 모임을 개최한다。 이리하야 장안은『해방일주년 기념』일색으로 장식되였으니、위대한 승리의 날이오 통쾌한 해방의 날임을 기념하기에 행사로서의 유감은 없다。다못 위대한 이날을 축복하기에 흡족한 감흥을 가질수없는 우리의 현하환경이 너무도 경새된것이 한이다。 위대한 이날을 경하하기에 명랑한 희열을 뽑을수없는 우리의 당면실정이 너무도 암담한것이 한이다。 작년 이날에 폭발되였든 그 감흥、그 의기를 회상하면 회상할수록 금년 이날에 이르는 1년간 우리의 자최는 너무도 비참하다。 문자 그대로 만감이 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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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애로에 기인된 생산의 부진、물가고에 따루는 민생의 도탄、여기에 이를 악용하는 모리배의 준동、사상의 혼란과 생계의 파탄으로 비저내이는、각종각양의 범죄등등、이같은 개개의 사상은 논외에 더퍼두기로 하자。 백가지를 차치한다하더라도 38남북에 양단된 이지경에 있어서 우슨감여으로『해방』을 노래할 것인가?일정에서 해방된 대신에 우리에게는 남미북소의 군정이 있다。 일본식 속박대신에 미소식 제약이 있다。 자립자존을 불허하든 날근 강압대신에 자주자율(自主自律)이 무시되는 새로운 간여가 있다。 이 음울한 분위기중에서 어떠케 해방의 자유를 일커를 것인가?

우리는『명일의 희망』에 살었다。 8·15이전도 그러하였거니와 8·15이후로는 더욱더 그러하였다。 그러기에 군정을 바들수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젓든 것이다。참을수 없음을 참었고 견될수없음을 견듸여 365일의 오늘에 이른것이니、우리가 군정을 용인하고 신뢰하고 협력하였음은『명일의 희망』이 약속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유의 여하를 불구하고 이『희망』의 토대도 서지지 못한채 마저진(영(迎))오늘의 이 8·15기념에 기쁨의 노래가 어떠케 나올것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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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살자』!그리고『자력을 밋자』!8·5『첫돌』을 마지하는 우리의 신호는 이것이다。백개의 송문(松門)도 조코、천가지 장식도 물론 조타。그러나 대의를 확립할 부동한 신념과 실정을 파악할 침통한자성이 없이 그저 날뛴다할진대 이는『덩다리굿』이오『광대의 탈출』이다。 써 쓸개의 전부를 털어서 고 하노니、동포여!작년 이날의 감흥을 그대로 뭉치여 소신에 직진하는『새날의 첫날』을 삼으라。 작년 이날의 의기를 그대로 다듬어『새나라의 첫날』을 삼으라。 이리하여야 비로소『이날을 기념』하는 주지와 기치가 소명하리니、이는 오천년역사의 권위를 장하야 그리하고 삼천만 국민의 총의에 거하야 그러하다。 삼천리강산、전토에 깔린 들과나무와 비금(飛禽)과 주수(走獸)의 일절를 포괄한『조선』의 자존자활을 위하야 그러타。

 

 
조선의 장래 (상), 동아일보 1946년 8월 15일자 2면

 

 
조선의 장래 (중) 동아일보 1946년 8월 16일자 2면

 

 
조선의 장래 (하) 동아일보 1946년 8월 18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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