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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oryⅡ 18 : 소련에 대한 경계 보도 시작

Posted by 신이 On 6월 - 22 - 2012

 

 1945년 8월 21일 원산항에 진주하는 소련 극동군 제25군. 제25군사령관 이반 치스치아코프는 8월 15일 소련의 포고문 제1호를 발표했다.

 

  [뉴욕 22일 발 국제] 뉴육(紐育)『뉴스위크』지(紙)는 12월 3일부로 각국에 관한 정보로 다음의 사실을 보도하였다. 

일、미국 노동당정부가 독일의 강력한 군정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독일을 재차 열강 속에 재기시키게 될 것이다.

이、소련은 불원간 북조선 해안에 있는 원산 청진 양 부동항(不凍港)에 대한 특별권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 예상되는데 소련이 태평양의 차등 출입구를 장래 장기간 보지(保持)하게 되면 극동아세아에 있어서의 동국(同國)의 지위는 상당히 강화될 것이다、

                                                          (동아일보 1945년 12월 24일자 1면)
 

 소련에 대한 동아일보의 부정적인 첫 보도는 소련이 1945년 8월 16일 및 20일에 점령한 청진 및 원산과 관련한 외신 인용보도였다. 예전부터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 부동항(不凍港) 확보를 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는 소련이 청진 및 원산에 대한 특별권리를 요구하게 되리라는 추측기사였다.

 

 이 외신은 미국 뉴욕의 ‘뉴스위크’라는 신문이 12월 3일자로 보도한 것으로 이 기사가 국내에 전해진 것은 12월 22일 오후였다. 미 군정청의 국제통신 1이 22일 기사를 내보냈고 조선일보는 23일자 조간에 ‘소(蘇), 청진 원산의 특별권리요구?’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23일 오후 이 외신을 게재하면서 ‘횡설수설’ 칼럼에 소련의 요구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 당시 석간은 23일 오후 제작 배포하는 신문을 ‘24일자’라고 했다.

 

 12월 24일자 1면의 ‘소(蘇) 원산 청진 특별이권 요구, 미지(美紙)가 전하는 중대보도’의 내용은 조선일보 23일자 조간의 기사내용과 똑같았다. ‘뉴욕 22일 발 국제’라는 크레디트 3만 추가됐다.

 

 

 

 이 신문 지면의 머리기사는 ‘미소(米蘇) 철병이 선결조건-조선 문제에 대한 뉴욕타임스 논지’ 4였다.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에서 철병하고 한국민족은 자립해야 한다는 요지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2월 18일자 5와 23일자 6에 한국관련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동아일보의 기사에서는 뉴욕타임스의 내용과 달리 이승만의 반소태도를 담지는 않았다. 7 뉴욕타임스 특파원 리차드 존스톤의 말을 인용했으나 그 말은 뉴욕타임스에 실린 것이 아니라 자유신문에 기고한 내용 8에 가까웠다. 

 

 다만 소련의 영토에 대한 야심 9을 경계하는 외신 10을 앞의 두 기사와 함께 배치했다. 소련해군기지가 있는 흑해와 관련해 소련이 영토의 할양을 요구하는데 대한 터키의 경고메시지를 담은 기사였다.

 

 국민당 안재홍 당수는 소련의 천진 원산에 대한 소련의 특별권리 요구 기사에 대해 풍설로 그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11

  소련이 다시 청진 원산을 부동항으로 그 특별권리를 요구하리라는 국제통신이 있으니 조선과 소련과의 우호는 물론이요 소련의 국제적 지위로 보아서도 이것이 일편의 풍설로 그치기를 바란다.

 

 

  

Notes:

  1. 자유신문 1945년 11월 1일자 1면, 동맹통신 정식 해산, 국제통신으로 발족

  2. 1945년 12월 24일자 1면, 횡설수설

     ▼원산、청진 양 부동항의 특별이권을 소련이 요구하리라고 외지가 보도 ▼아직 진위도 미가지(未可知)라 일소(一笑)에 부침이 가당하나 너무도 해괴하여 듣는 것조차 불유쾌

  3. 한국언론진흥재단, 크레디트

     신문기사에서 첫행의 괄호 안에 밝혀 놓은 그 뉴스의 제공 통신사의 이름 또는 그 기사원고의 송고 특파원의 이름.

  4. 1945년 12월 24일자 1면, 미소(米蘇) 철병이 선결조건, 자립 능력은 역사와 전통이 증명, 조선 문제에 대한 뉴욕타임스 논지

    현재 극동에 있어서 난문제(難問題)의 하나는 조선이다. 조선이 어찌하여 미소(米蘇) 양군에의하야 분할 점령되엇는가 하는데 대하야는 미국 국무성도 소련 외무당국도 아모러한 변명이 없엇다.

    조선문제를 원만히 해결한다면 그것은 연합국의 선의의 표징이 될 것이며 이 선의를 통하야서만 아세아 민족전체가 비로소 그들의 장래에 대한 보장을 어들 것이어늘 그러한 방안이 조선에서 구체화될 수 잇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은 심히 유감된 일이다.

    지금 아세아에서 세계의 2대 강국이 상호 접촉하고 잇는 곳은 조선박게 없다。세계 인구의 반이상을 점유하고 잇는 아세아에 대하야 미소 양국이 그 공동 목적을 표시하며 따라서 연대책임을 선선히 수행한다면 아세아 전국에 재래될 영향 결과란 것는 실로 중차대한 바 잇을 것이다. 미소 양국으로 볼 때 이 천재일우의 기회는 조선 문제에 달렷다고 할 것이다。그러하지만 우금 것 양국간에는 하등 통일점도 잇는 것 갓지 않다.

    미소 양군은 상호 친근도 없이 삼십팔도를 격하야 대치하고 있다. 양국간에 어떤 협의가 잇는 것도 같지 않다. 미국 국무성에서는 조선이 한 문제거리로 불원(不遠) 표면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잇는 모양인데 물론 그러케 되어야 할 것이다。

    한성에서 온 본사 특파원 리촤드 존스톤 씨의 보고를 보든지 임시정부 초대대통령으로 지금은 일개 시민자격으로 입국하야 국사에 분망한 이승만 박사가 그 친지들에게 보낸 사신(私信)을 통하야 들은 바에 의하야도 알 수 잇거니와 조선사람들은 근자 정치적 통일을 도모하야 급속도의 진전 태세를 보이고 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적어도 미국무성이나 소외무당국보다는 더 열의가 잇는 줄 안다

    이제 구 일본지배자들이 거이다 본토로 추방되고 없거늘 어째서 미소 양군이 곳 철병을 하고 그 작은 나라를 분단한 것을 원상으로 돌려주지 못하는지 딱한 일이다。이박사의 말과 같이 조선사람은 적어도 민족자결을 하여 볼 기회는 충분히 가저보아도 맛당하다고 생각한다。조선은 그 역사를 상고하여 보드라도 자주자립을 못하엿다는 전례가 업는 나라다. 조선의 전통이 이것을 증명한다. 조선의 역사적 약점은 다만 그 국토가 작고 인근 강국보다 좀 약하엿다는 것뿐이다. 미국은 일즉 1905년에 일본을 섯불리 방임해둠으로 말미암아 조선을 배반한 일이 잇섯다. 미국은 이번에 이 배신을 □하기 위하야 전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며 그러함으로써 조선에 한 기회를 주지 안으면 안될 것이다.

  5. 뉴욕타임스 1945년 12월 18일자 3면, 한국인, 미국의 대소유화정책을 비난; 모스크바 정책은 세계평화를 해칠 것이라고 말함.(Korean Accuses U.S. of appeasing Soviet; Says Moscow Policies Hurt World Peace)

     By RICHARD J.H. JOHNSTON By Wireless to THE NEW YORK TIMES. ;December 18, 1945,, Page 3.

     SEOUL, Korea, Dec. 13 (Delayed)–In a strongly worded statement, Dr. Syngman Rhee, former President of the Korean Provisional Government and chairman of the Korean Commission in Washington, today charged that “Communist activities in Korea would be sufficient to arouse the indignation of all the peace-loving people of America.” …

  6. 뉴욕타임스 1945년 12월 23일자 13면, 한국인들 모스크바 결정을 기다림. 김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최종적인 사태 전개는 삼상회의에 달렸음.(KOREANS WAITING MOSCOW DECISION; Kim Koo Gaining Strength but Final Developments Depend on Meeting of Ministers)

     By RICHARD J.H. JOHNSON By Wireless to THE NEW YORK TIMES. – Article

     SEOUL, Korea, Dec. 21 (De layed)–The eyes and ears of Korean political leaders as well as American military authorities here are turned in the direction of Moscow. So political activities in Korea’s capital this week have been in a state of virtual suspension.

    Out of the conference of Foreign Ministers now in progress in the Soviet capital there is expected at least a clarification of the country that is now divided. …

  7. 정용욱, ‘역사의 흐름을 바꾼 왜곡보도’, 존 하지와 미군 점령 통치 3년, 중심, 2003년, 60쪽

     삼상회의 개최이후 결정서가 발표되기까지 뉴욕타임스가 다룬 한국을 주제로 한 기사는 4꼭지인데 모두 남한의 국내 정치 동향에 관한 것이었다. 4개의 기사는 12월 18일, 20일, 23일, 27일 보도되었다. 그 중 3개의 기사는 한국 파견 특파원 존스턴이 작성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사 작성자를 명기하지 않았으나 서울로부터 무선 송고 기사인 것으로 보아 이 기사 역시 존스톤 기자가 작성했을 것이다. 존스톤은 하지 장군이 좋아한 몇 안되는 미국 기자 중 하나였고, 이후 한국 내 반탁운동이 반소 반공으로 발전하는 데 일조했던 사람이다. 그가 작성한 기사들은 1945년 말의 사태전개와 관련해 일정한 암시를 줄 수 있으므로 검토가 필요하다.

    존스톤의 한국관련 기사에서 주목할 것은 이승만의 입을 빌리는 형태를 취했지만 이미 삼상회의 결정이 전달되기 훨씬 이전 시점에서 한국인의 반소 태도와 국무부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소개했다는 점이다.

  8. 자유신문 1945년 11월 2일자 1면, 미국 신문 특파원 특별기고, 자존심 가진 지성(知性)민족 장래 큰 진보 발전을 기대  

  9. 이정식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 ‘냉전의 전개과정과 한반도 분단의 고착화-스탈린의 한반도 정책, 1945’, 해방전후사의 재인식(박지향 등 엮음),책세상, 2006, 28쪽

     소련은 이탈리아의 식민지였던 리비아를 탐냈는데, 리비아가 지중해 남쪽에 위치하기 때문이었다. 흑해 북단 세바스토폴의 소련 해군 기지와 흑해의 유일한 출입구인 보스포루스 해협이 몇 킬로미터 넓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련 해군은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는 존재였는데, 지중해에 새로운 기지를 확보하기만 하면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스탈린은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다르다넬스 해협에 기지를 확보하고 리비아를 장악할 것을 갈망하며 포츠담회의에서 트루먼과 처칠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 격론을 벌였는데, 같은 요구가 런던회의에서도 제기되었던 것이다.

  10. 1945년 12월  24일자 1면, 영토할양(割讓) 고집하면 일전도 불사, 토이기(土耳其) 비장한 결의, 소(蘇) 강요에

     (륜돈(倫敦) 23일 발 국제) 제일차 대전후에 대 희랍전쟁에서 육군 사령관으로 활약한『칭짐칼배일』장군은 토이기 의회에 임석하야 대소 강조태도를 주장、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만일 소련이、어데까지든지 흑해 연안의 토이기 령 일만평방 리의 할양을 고집한다면 토이기로서는 일전을 가할밖에 방도가 없다.

  11. 동아일보 1945년 12월 26일자 1면

    중협은 협동기관, 국민당수 안재홍 씨 담
     
    삼십팔도선 문제는 중협의 결의로써 상당한 국제적 반향을 이리키고 잇는 터이어니와 소련이 다시 청진 원산을 부동항으로 그 특별권리를 요구하리라는 국제통신이 있으니 조선과 소련과의 우호는 물론이요 소련의 국제적 지위로 보아서도 이것이 일편의 풍설로 그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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