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4월 25일 새벽 5시 첫 전파를 발사한 이래 18년 동안 청취자 여러분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저희 동아
방송이 이제 고별의 장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여기는 동아방송입니다. HLK ”
1980년 11월 30일 자정 동아방송의 아나운서로 고별 마이크를 잡았던 이숙영 씨는 아직도 그날의 떨림과 분노
를 잊지 못했다. 군사정권은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언론통폐합을 단행하며 18년 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동아방송을 강제 폐방시켰다.
이 씨는 10월 2일 동아방송의 전설적인 역사를 듣기 위해 찾아간 신광영 동아닷컴 뉴스테이션 앵커와 함께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을 나란히 걸으며 당시의 상황을 마치 방금 전에 겪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전했다.
“그 날도 회사 현관에는 군인들이 지켜 서 있었어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정부의 방송 내용 세부 지침
까지 떨어진 상황이었죠. 심지어 눈물을 흘려서도 안 된다는 조항도 있었습니다.” 이 씨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
했다. “다음날 선배들이 회사를 떠나며 버스 창 밖으로 손수건을 흔들자 그 때서야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제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대선배를 찾아갔던 신 앵커의 표정이 굳어졌다. 신 앵커의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이 씨는
“눈물 젖은 큐시트를 받아봤어요? 안 받아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 요”라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한편 동아방송의 프론티어 정신을 이어받아 글로벌 종합편성채널을 준비 중인 동아미디어그룹은 일반인을 대상
으로 2010년 10월 5일 ~ 22일까지 새로운 방송사명과 브랜드디자인을 공모한다.
최우수상에게 1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이번 공모는 동아일보 사고(社告)로는 처음으로 QR(Quick
Response) 코드를 적용했다. 스마트폰으로 지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자세한 공모 정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