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동아미디어그룹 공식 블로그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41> 가전제품

Posted by 신이 On 2월 - 21 - 2010

냉장고 세탁기 선풍기
1920년대 日통해 유입
사용법-원리 기사 연재


1939년 6월 동아일보에 실린 냉장고 사진. 오늘날과 달리 ‘찬장’을 확장한 개념의 디자인을 사용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랭장고가 가정에서 필요하게 되는 철이 되엇습니다. 조선 가뎡으로서 그것을 사용하는 가뎡은 만타고 할 수는 업지마는 그러나 점점 늘어가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 신용이 잇는 회사의 것을 사도록 하는 것이 좃습니다. 처음에는 완전하든 것도 함부로 사용하거나 함부로 간수하야 두기 때문에 버리게 되는 일이 만습니다.” ―동아일보 1928년 6월 7일자》


국내에서 가정용 전기냉장고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일제강점기에 냉장고를 사용했다는 말은 낯설게 들린다. 그러나 1920년대 초 미국 가정의 인기 품목으로 데뷔한 가정용 전기냉장고는 짧은 기간에 일본을 거쳐 조선의 상류층 가정에도 들어왔다.

1928년 6월 7일과 8일 동아일보에는 ‘랭장고 이야기-그 장치와 사용법’ 기사가 실렸다. 음식마다 향기가 다르니 음식물을 한곳에 밀봉해 냉장고에 두는 곳은 옳지 않고, 넣는 음식물이 적어 냉장고의 각 층이 다 차지 않으면 온도가 가장 낮은 밑의 칸에 음식물을 넣으라는 조언을 담았다.

여러 해가 지난 뒤에도 냉장고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낯선 물건이었다. 가진 사람들도 올바른 용법을 몰라 식중독 사고가 빈발했다. 1939년 6월 30일에는 ‘냉장고를 자랑삼지 말고 용법을 배웁시다. 잘못하면 냉장고가 잇기 때문에 되리 중독사건이 생긴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냉장고에만 너허 두면 된다고 고기 같은 것을 만히 너허 보는데 이것은 아무리 냉장고라해도 하루 밤만 지내고보면 위험합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냉장고 외에도 192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는 새로운 가전 기기들이 잇따라 선을 보였다. 일제강점하 조선에도 이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지만 여성들이 갖는 관심과 기대는 컸다. 1926년 동아일보에는 ‘부인과학-가뎡과 뎐긔’ 기사가 8회에 걸쳐 실렸다. ‘뎐긔 세탁긔’ ‘뎐긔 선풍기’ ‘뎐긔 난로’ ‘뎐긔 대리미’ ‘뎐긔 소제긔’ 등의 사용법과 작동원리를 소개했다. 전기청소기를 뜻하는 ‘뎐긔 소제긔’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다란 막댁이 긋헤 조고만 뎐긔 폼푸와 크다란 주먼치가 달렷슴니다. 먼지 안즌 곳에 그 주먼치 입을 대고 뎐긔를 틀어 노으면 뎐긔 발동긔가 빨리 도라가면서 그 주먼치 속에 진공이 생기어 먼지를 빠라드립니다.” (1926년 5월 6일)

선풍기에 대해서는 “모든 부채 중에 가장 발달된 부채를 차즈면 지금 말하려는 뎐긔부채(선풍긔)라고 하겟슴니다”라고 소개한 뒤 “선풍긔를 노흐면 바닥이나 책상에 잇든 믄지가 이러나서 위생상으로 해롭슴니다”(5월 11일)라며 위생에 먼저 신경 쓸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하루빨리 사용하려는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세계적으로 3000만 대 이상 팔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지난달 국내에 정식으로 선보이자 일주일 만에 6만5000여 명이 예약 구매했고 론칭 행사에는 밤샘 줄서기가 이어졌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댓글 한 개 »

  1. That is really fascinating, You’re an excessively skilled blogger.
    I’ve joined your rss feed and look forward to searching
    for more of your fantastic post. Also, I have shared your site in my social networks

    Comment by 스카이프 다운로드 — 2017/12/24 @ 5:48 오후

RSS feed for comments on this post. TrackBack URL

Leave a comment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