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과 포털 사이트의 관계가 심상치 않습니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머독 회장이 구글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후 한 발자국 양보한 것처럼 보였던 구글이 이번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와 손을 잡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새로 선보인 서비스 명은 ‘리빙 스토리스(http://livingstories.googlelabs.com)’. 8일부터 시험 운영 중인데요. 건강보험 지구온난화 아프가니스탄 전쟁 신종플루 등 8가지 주제와 관련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뉴스를 각각 묶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하면 이와 연관된 뉴스와 칼럼을 날짜별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토론그룹을 링크하고 주요 사건을 일지로 보여줍니다. 기존 뉴스서비스들이 언론사로 아웃링크했던 반면 ‘리빙 스토리스’는 구글 안에서 뉴스를 보여줍니다. 이용자는 자신이 정한 중요도에 따라 뉴스를 재배열해 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은 ‘리빙 스토리스’는 언론사가 종이지면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방법으로 뉴스를 인터넷에서 보여줄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의 뉴스 서비스가 같은 주제의 기사를 묶어 보여주는 형태에 머물렀던 반면 ‘리빙 스토리스’는 특정 주제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콘텐츠를 모아 일종의 디지털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제공하는만큼 깊고 자세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리빙 스토리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다른 언론사로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리빙 스토리스’를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뉴스 소비 방식의 첫 단계”라고 평하며 “인터넷 뉴스의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뉴스를 전달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리빙 스토리스‘는 구글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구글은 올 봄부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와 함께 회의하며 이 서비스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구글이 플랫폼을, 두 언론사가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구글이 이 서비스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머독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주목되지만 뉴욕타임스가 구글과 손을 잡았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뉴욕타임스는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리빙 스토리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구글 안에서 뉴욕타임스의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콘텐츠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는 뉴욕타임스가 일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생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방안을 찾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겠죠.
어째됐건 포털과 언론사의 관계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일치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부디 내년에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합니다.
출처: Google teams up with NY Times, Wash Post on ‘Living Stories’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