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방송사업본부 사무실에 구성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꿀맛 같은 연휴를 즐긴 덕분인지 이들의 얼굴에도 약간의 여유가 깃들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사무실 중앙의 화이트보드와 노트북을 보는 순간 다시 긴장 모드다.
#1. 오전 9시 반
몇몇 팀원들이 소회의실에 둘러앉았다. 그 동안의 성과와 진행 상황을 다시 한 번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한 계획을 짜기위한 자리였다. 이 회의를 주재한 천광암 차장은 “시간이 갈수록 신발 끈을 더욱 바짝 조여야 한다”며 “매일 아침 여는 팀 회의는 업무 공유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사내·외 공모를 통해 확보한 방송 관련 아이디어들을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 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면서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야 끝이 났다.
지난해 출범한 방송사업본부가 방송설립추진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며 현 진용을 갖춘 것은 8월 경. 임채청 미디어전략담당 이사, 김차수 방송사업본부장 등 기존 멤버 외에도 각 실국에서 파견 나온 상근 인원들은 국내외 전문가 그룹과 호흡을 맞추며 이제 방송 전문가가 다 됐다.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방송사업본부는 어느 덧 동아일보 방송 역량이 집결한 요새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방송본부 구성원들은 BBC 등 해외 유명 방송사들의 최근 보고서와 주요 컨설팅 기업의 방송 현황 분석 보고서 등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상황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방송사업본부 김광현 기획팀장은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위한 방송사업을 준비하면서 해외의 최신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첨단의 방송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팀원들은 해외 방송사와의 네트워크 제휴를 위해 수시로 인터넷 폰이나 메신저로 의사를 교환하며 프로그램 수급 계획 등을 조율하고 있다. 김 팀장은 “동아일보의 방송 사업 계획에 관심있는 해외 유수 방송사들과의 조율이 거의 막바지 단계”라고 소개했다.
#2. 오후 2시
분주히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던 황재성 차장이 서둘러 넥타이를 고쳐 맸다. 컨소시엄 파트너와의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런 미팅은 보통 하루에 2, 3건씩 이어진다. 방송 사업의 중요한 축이 될 컨소시엄 참여사들에게는 최대한의 정보와 설명을 제공한다는 게 본사의 원칙이기 때문에 어느 만남이든 소홀히 할 수 없다.
사무실에 머물 때면 황 차장은 방송 차별화 방안과 관련한 보고서 작성에 여념이 없다. 동아일보 구성원들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소중한 아이디어들이 하나라도 사장되지 않도록 보고서에는 그가 십 수년 넘게 써 온 기사처럼 정성이 담긴다.
방송사업본부에서 멀티 플레이어는 황 차장뿐만이 아니다. 방송사업설립추진위원회에 120여명의 동아미디어그룹 직원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방송사업본부 직원들은 본인 업무 외에도 각종 연구팀의 성과를 조정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민경 출판국 차장도 사업계획서 작성과 함께 방송콘텐츠 차별화와 관련한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 김 차장은 이날도 오후 7시에 자기가 주도하는 팀 회의를 마친 뒤 해외 파트너와의 긴급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3. 오후 11시
창 밖은 어두워졌지만 방송사업본부 내 풍경은 한낮과 다르지 않다. 저녁에 끝난 회의결과를 정리하기도 하고, 사업계획서에 보충할 부분을 꼼꼼히 따져보며 무언가 열심히 적기도 한다. 화이트보드가 새롭게 잡힌 회의 등으로 다시 업그레이드된다. 각자의 노트북 등에는 국내외 제휴 업체와 관련한 상황 보고 등이 속속 올라온다.
이렇듯 방송사업본부 구성원들의 활기가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 별로 답은 약간 씩 다르지만 ‘방송 사업이라는 목표를 동아미디어그룹 전체가 명확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반병희 방송사업본부 전략팀장은 “동아미디어그룹은 방송 사업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서 뉴미디어 시대를 선도하고, 한국의 미디어 관련 산업을 견인할 것”이라며 “관련 산업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동아미디어그룹이 주도적인 길잡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