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동아미디어그룹 공식 블로그

__창간호에는 쑨원 선생(孫文·1866~1925) 등 다섯 분의 휘호와 위암 장지연 선생을 비롯한 다섯 분의 축시가 실려 있습니다.  동아일보 창간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면>


__ 盱衡天下之大勢 商搉古今之時宜(우형천하지대세 상각고금지시의)

__雲養 金允植(운양 김윤식)


__‘눈을 부릅떠 천하를 지켜보고 고금의 시의를 헤아리고 헤아려라.’


__당대의 문장가로 구한말 대신을 지낸 운양 김윤식(1835~1922) 선생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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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면>


__天下爲公(천하위공)

__孫文(손문)


__‘천하는 만민의 것이다.’


__유가(儒家)의 경전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로 쑨원 선생이 즐겨 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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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면>


__宣傳人道(선전인도)

__蔡元培(채원배)


__‘인도(사람이 마땅히 가야할 길)를 펴라.’


__중국 5·4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차이위안페이(蔡元培·1868~1940) 베이징(北京)대 총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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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__言文行遠(언문행원)

__靳雲鵬(근운붕)


__‘말과 글이 영원하라.’


__명나라 장푸(張溥)가 지은 ‘임신문선(壬申文選)’의 서문에 있는 말로 원문은 ‘언문행원(言文行遠) 국가뢰지(國家賴之)’입니다. 중화민국 국무총리 진윈펑(靳雲鵬·1877~1951) 선생은 ‘말과 글이 영원할 것’을 당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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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면>


__ 明夷艱貞(명이간정)

__梁啓超(양계초)


__‘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정도를 지켜라.’


__청말 중화민국 초의 계몽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 선생의 글씨입니다. 주역(周易)의 64괘중 하나인 ‘명이(明夷)’괘의 ‘명입지중(明入地中). 명이(明夷). 내문명이외유순(內文明而外柔順). 이몽대난(以蒙大難). 문왕이지(文王以之). 이간정(利艱貞). 회기명야(晦其明也). 내난이능정기지(內難而能正其志). 기자이지(箕子以之)’에서 따온 말입니다. ‘明夷(명이)’는 해가 땅속에 들어간, 즉 암흑의 일제(日帝)를 뜻하고 ‘간정(艱貞)’은 어려워도 그 속에서 뜻을 바로 펴라는 의미입니다.


 


__<2면>에는 숭양산인 장지연(崇陽山人 張志淵·1864~1921) 선생의 ‘갑자기 천둥소리 진동하여 꿈을 깨 일어나 보니…’라는 한시(漢詩)가 한 구석에 조심스럽게 있습니다.




__슬프다! 언론이 닫힌 지 오래도다 (嘻言論之閉久矣)

__이천만 겨레는 입 다물고 귀 막은 채 (吾人二千萬皆噤其口充其耳儱儱)

__칠흑 같은 어둠 속에 답답하게 살아왔다 (焉侗侗焉如在漆室中)

__새 봄이 돌아오고 만물이 소생할 때 (歲上章之春三陽回泰萬象昭蘇)

__갑자기 천둥소리 진동하여 꿈을 깨 (忽然一聲天雷轟然震動驚破衆生之夢)

__일어나 보니 동아일보 탄생이네 (蹶然起視乃東亞日報其者之誕生也)

__두 손 들어 소리치련다 동아일보 만세! (於是擧手齊聲而祝曰東亞日報萬歲)






__위와 같이 소중한 자료들은 1948년 5·10 총선을 이틀 앞둔 5월 8일 공산당원 9명이 당시 서울신문 건물 2층을 빌려 쓰던 동아일보에 침입, 방화해 모두 소실됐습니다. 동아일보가 ‘불가피하게’ 단독정부 수립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현실’에 대한 무분별한, 슬픈 테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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