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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나는 클림트 베스트 5

Posted by 신이 On 3월 - 31 - 2009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 전 아직 안 보셨어요? 크리스찬 디올, 에트로, 알렉산더 맥퀸 등 세계적 디자이너에게 미적 영감을 준 그 클림트죠. 미술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성지 순례’ 코스가 되었다고 하네요.

동아일보에서 클림트 전을 가장 많이 본 고미석 문화담당 전문기자가 서울을 찾은 클림트 작품 중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 5개를 꼽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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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올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는 화가 중 한 명인 구스타브 클림트(1862~1918). ‘키스’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거장의 그림을 단 한 점이라도 국내에서 볼 수 있을까를 놓고 미술애호가들은 반신반의해왔다. 그만큼 클림트 작품이 온다는 약속이 여러 차례 무산됐고, 국제적으로 클림트 전을 유치하려는 경쟁은 치열했다.

한데 정말 왔다! 5월15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계속되는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전. 그것도 걸작 ‘유디트 Ⅰ’을 비롯한 유화 30여점, 드로잉과 벽화, 그의 인간적 면모까지 엿볼 수 있는 용품 등 110여점이 대거 서울 나들이를 온 것이다.

전시장에서 마주친 미술계 인사들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그 어떤 블록버스터 전 보다 최고의 품격과 수준을 자랑하는 전시라고 감탄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클림트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11개국의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들이 작품 대여에 참여해 클림트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두루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품 보존을 위해 벨베데레 미술관은 한국전을 마지막으로 해외전시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선언했으니 눈 밝은 관람객들은 ‘세기의 전시’를 놓치지 않으려고 날마다 줄을 잇고 있다.

불안과 희망이 엇갈리는 세기말의 시대정신을 독창적 스타일로 완성한 클림트. 그가 한국전에서 선보인 인물화, 풍경화,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은 각각 고유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 중에서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울적할 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을 다섯 가지 키워드 아래 꼽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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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희망=아기(유화 1917년)

색동 무늬처럼 화사한 색채가 생명에 대한 긍정적 시각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커다란 정사각형 캔버스의 위쪽에 자리한 아기의 통통한 분홍빛 뺨과 꼼지락거리는 듯한 다섯 손가락. 그림이 말한다. “절대 포기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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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브로니이크 초상



●사랑=마리 브로니이크 초상(유화 1894년 경).



거의 실물 크기로 그려진 여인의 초상화. 그 섬세한 아름다움은 남녀 불문하고 관람객들의 심장을 팔딱거리게 한다. 정열적인 팜 파탈 이미지를 담은 초상화와 달리 마리의 우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보는 이의 가슴에 절로 사랑이 피어나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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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관능=에로틱 드로잉들

2층 전시장 한 곳에 모아놓은 드로잉에서 모델들은 노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온 몸을 활짝 펼친 채 무아지경에 빠진 듯한 여성들. 그들의 욕망을 에로티시즘으로 부드럽게 승화시킨 작품들을 돌아보는 동안 무기력한 마음에도 뜨거운 에너지가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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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프리즈



●위로=베토벤 프리즈(벽화 재건작 1901~1902년)

34m가 넘는 대형 벽화에는 시련과 역경을 딛고 사랑과 구원을 찾는 인간의 여정이 담겨 있다. 이 작품에 영감을 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감상하는 황금빛 벽화. 위대한 작곡가와 위대한 화가의 만남은 거친 세상에 상처받은 마음을 쓰다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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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머성 공원의 산책로



●치유=캄머성 공원의 산책로(유화 1912년)

클림트 풍경화의 깊은 매력을 느끼게 하는 대표작. 평생의 정신적 동반자였던 에밀리 플뢰게와 함께 여름 휴가를 즐겼던 아터제 호숫가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면 시끄럽던 세속의 마음도 어느새 고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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