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변 東亞  100년, 자랑스런 東友  100인  (동우회보 제84호)

이만섭(李萬燮, 1932∼2015)

  이만섭은 대구 출신으로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1956년 동화통신에 입사했다. 1959년 동아일보로 옮겨 1963년 제6대 국회의원(공화당 전국구)으로 퇴사하기까지 정치부 기자, 주일특파원, 주미특파원을 지냈다.
  정치부 기자 시절에 다수당인 자유당 정권이 4·15부정선거 관련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자유당 도둑×들아”라고 외쳤고, 사회를 보던 곽상훈 부의장이 “기자석의 이만섭 기자, 조용히 하세요”라고 제지해 속기록에 이름을 올린 일로 유명하다. 5·16 직후 조속한 민정 이양을 촉구한 윤보선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해 육군형무소에 수감되고, 1962년 가을 울릉도 시찰을 위해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탄 배에 몰래 승선한 일로도 화제가 됐다. 
  이만섭은 8선 국회의원으로, 김영삼과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한 차례씩 국회의장을 지냈다. 공화당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나 한국국민당 총재, 신한국당 대표서리, 국민신당 총재,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등 좌우를 넘나들며 중책을 맡았다.
  일부에서는 그런 행적을 비판하지만, 그가 원칙과 소신에 투철하고 화합을 강조한 정치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고, 의장 시절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부탁도 받았지만 ‘날치기’를 거부했다. 그는 2002년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해 당적이 없는 첫 의장이 됐고,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심규선 (동우회보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