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변 東亞 100년, 자랑스런 東友 100인 (동우회보 제81호)
종군기자 1기…60년 넘게 언론외길
이혜복(李蕙馥, 1923∼2013)
이혜복은 종군기자와 명 사회부장으로 기억되는 언론인이다. 경기 양평에서 태어나 중앙고보와 보성전문 상과를 졸업했다. 일제 학도병으로 중국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다 소련군의 포로가 됐으나 탈출했다.
1946년 민주일보 사회부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그는 경향신문, 서울신문을 거쳐 1962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이 됐다. 이후 도쿄지국장과 편집국 부국장을 지내고 1972년 KBS로 옮겨 해설주간과 방송연구위원, 방송연구원장을 역임했다. 현역을 떠난 후 1990년부터 10년간 대한언론인회 회장, 6년간 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다. 언론계에 입문해 대한언론인회 상임고문으로 타계할 때까지 60년 넘게 언론 외길을 걸었다. 대한언론인회는 2012년 ‘종군기자 사회부장 빛나던 이름, 이혜복’이라는 평전을 펴냈다.
이혜복은 종군기자 1기생이었고, 6·25참전언론인동우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일할 만큼 그 경력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1949년 가을, 그는 20여 명의 동료기자와 함께 육사에서 열흘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국방부 장관 명의로 ‘종군기자 수료증’을 받았다. 한국전쟁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으나 ‘종군기자증’은 한국전쟁에서 빛을 발한다. 이혜복은 경향신문 기자로 국군 1사단과 미 기병1사단이 평양을 탈환하는 현장에 있었고, 이 사실을 특종보도했다. 그는 평양 탈환 소식이 실린 신문 500부를 싣고 다시 평양으로 달려갔다. “38선 너머 도시와 농촌을 지날 때마다 승전보로 가득 찬 신문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신명이 절로 났습니다.” 동료언론인들은 그를 “현장을 중시한 언론인이자 올곧은 사회부장”으로 기억한다.
심규선 (동우회보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