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변 東亞 100년, 자랑스런 東友 100인 (동우회보 제79호)
감사 이사 역임…“막힌곳 뚫겠다” 총리 수락
김상협(金相浹, 1920∼1995)
김상협은 1966년 7월부터 동아일보 감사로, 1967년 8월부터 1970년 10월까지 이사로 일했다. 그가 인촌 김성수 선생의 동생인 수당 김연수 선생의 차남이자, 1946년부터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두 차례나 고려대 총장을 지낸 것을 감안하면 동아일보와의 인연이 적다고 할 수 없다.
김상협은 경성제2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야마구치 고교를 거쳐 동경제대 법학부 정치과를 졸업했다. 50세 때인 1970년 10월 고려대 6대 총장이 되어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전인적(全人的) 인간 형성’을 역설하며 시대상황에 억눌린 학생들을 격려했다. 1975년 4월 고려대에 긴급조치가 발동되자 총장직에서 물러났다가 2년 4개월 만에 8대 총장으로 복귀해서는 “주눅이 들어 옛 서당이나 절간 같은 대학에 활기를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요즘 말로 하면 ‘공감 능력’이 있는 총장이었다.
그가 전두환 장군이 권력을 잡은 직후인 1980년 입법회의 의원이 되고, 1982년 6월 국무총리까지 수락하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총리 취임의 변에서 “막힌 데가 있으면 뚫고 서머서먹하고 믿지 않는 분위기가 있으면 훈훈한 분위기로 바꿔 나가면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지요”라고 했다. 군부정권의 총리로서 사회적 소통과 통합에 쓰고 싶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 글 · 심규선 (동우회보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