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변 東亞 100년, 자랑스런 東友 100인 (동우회보 제72호)
지식과 필력 갖춘 ‘근대여성의 선봉’
조선여성 첫 화학전공…
미모도 뛰어나 선망의 대상
<최의순(崔義順) 1904~1969>
1928~1933년 동아일보 학예부 기자로 근무했던 최의순은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미모로도 유명했다. 1937년 ‘삼천리’ 잡지에 실린 ‘여기자 평판기’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외일보 세 신문사에 부인기자가 각기 한분씩 계시는데, 동아일보 최의순 군이 제1이요, 그 다음이 중외일보의 김말봉 군이며, 그 뒤를 조선일보의 윤성상 군이 따른다”라는 대목이 있다. 큰 눈을 깜박이며 고운 소리로 차근차근 말하는데 당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일본 동경고등여자사범학교에서 조선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화학을 전공한 최의순은 교편 대신 여성잡지를 만들고 싶어 하다가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문기자가 됐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심했던 시대였지만, 최의순은 취재현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전 교수 홍성하,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등 사회 저명인사들을 인터뷰한 ‘서재인(書齋人) 방문기’를 12회 연재하기도 했다. 1929년 1월 1일 신년호에는 ‘10년간 조선여성의 활동 – 배태기에서 활약기에, 활약기에서 다시 침체기로’라는 제목으로 조선 여성 운동사를 정리하는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했다. 최의순은 수필을 잘 쓰기로 유명했다. ‘여름의 미각’(동아일보 1933년 6월 11일자), 小景-신가정풍경(신동아 1931년 11월호) 등이 지면에 남아 있다.
– 글 · 김일동(동우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