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변 東亞 100년, 자랑스런 東友 100인 (동우회보 제71호)
만주 월남 버마서 散花한 ‘동아 기자정신’
북한 랑군 아웅산 테러때 취재하다 희생…
不歸의 렌즈로
<이중현(李重鉉) 1949~1983>
이중현은 경기도 개풍 출신으로 서라벌예대 사진과를 졸업했다. 경향신문, 조선일보를 거쳐 1973년 동아일보 사진부에 입사했다. 1983년 10월9일 전두환 대통령의 서남아 및 대양주 6개국 순방 첫 방문국인 버마(미얀마) 수도 랑군의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발생한 북한의 폭탄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 등 공식 수행원 16명과 함께 순직했다. 국내 신문 사진 풀기자로 특파된 이 기자는 카메라맨들 중에서도 가장 앞줄에 서서 취재하다 참변을 당했다. 34세의 한창 나이였다.
이 기자의 유해는 사건 발생 3일 후인 10월 11일 오후 희생자 유해 15위와 함께 김포공항에 도착, 김상협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현 봉영식을 갖고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정부는 10월 13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이 기자를 포함한 희생자 17위에 대한 ‘순국외교사절합동국민장’을 거행했다. 이어 유해들은 동작동 국립묘지로 옮겨져 안장됐다.
동아일보의 다섯 번째 순직사원이면서 세 번째 순직기자인 고 이중현 기자에게 동아일보는 10월 9일자로 부장 대우를 추서하고 10년간 부장 급여를 유족에게 지급했다. 정부도 국민훈장동백장을 추서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카메라에 심취했다는 이 기자는 1968년 제16회 국전 사진부 입선을 비롯해 한국 국제사진 살롱과 여러 차례 보도사진전에 입상하는 등 사진작가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 지면을 빛낸 대표적인 사진으로는 1977년 이리역 폭발사건의 참상을 알린 ‘11월 11일의 일기’와 태평양 횡단에 나선 ‘동아갈매기호’를 헬리콥터에서 찍은 ‘하늘을보다’ 등이 손꼽힌다. 한편 이 기자와 함께 랑군에 특파된 정치부 최규철 기자는 사고현장에서 오른쪽 팔목과 머리에 파편이 박히고 손에 화상을 입어 국립의료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 글 · 김일동(동우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