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동아일보 지면에는 사설이 없었다. 이 기간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나라가 용광로처럼 들끓던 기간이다. 붉은 펜을 든 계엄사 검열관은 광주 관련 사설 원고지 위에 마구 줄을 그어댔다. 동아일보는 ‘무사설의 저항’을 선택했다. 계엄당국이 원하는 사설을 써줄 수는 없었다. 5월 24일자에 ‘유혈의 비극은 끝나야 한다’는 제목으로 다시 등장한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더 이상의 유혈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며 평화적으로 수습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