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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oryⅡ 154 : 3·15 마산데모

Posted by 신이 On 12월 - 3 - 2013

  1960년 3월 15일, 민중의 유혈시위가 마산에서 일어났다. 투표일이었다.
유권자에게 번호표를 주지 않고 민주당 참관인을 투표소에 출입도 못하게 방해하자 민주당 마산시당부는 오전 10시 30분 선거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30명의 당원들이 시위에 나서자 경찰은 민주당 간부 6명을 연행해 갔다. 그들의 뒤를 따라 수천 명의 군중이 행진했고 그 수는 늘어만 갔다. 시위대가 남성동 파출소에 이르자 경찰은 소방차로 물세례를 퍼부었고 시위는 계속 됐으나 경찰이 증원돼 해산시켰다.
동아일보의 사사(社史)에 나온 시위 기록. (사사 2권,1978년, 291~292쪽).

 

  “밤 7시경 학생 시민들은 다시 남성동 파출소 앞에 집결, 투석하며 사태가 격렬해지자 경찰은 총을 발사, 중학생 1명이 즉사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의 총기 발사에 격분한 시민들은 흩어지면서 북마산 지서로 향했다.
여기서도 경찰은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6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이때 구 마산 일대에 갑자기 전기가 꺼지고 거리는 어둠으로 변하자 흥분한 시민들은 파출소에 불을 질렀다.”(291쪽)

 

   “신 마산으로 향한 시위대는 개표장인 시청에 집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이 소방차로 물을 뿜어대고 최루탄을 난사, 30명여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이때가 밤 10시경, 시위대는  ‘이것이 공명선거인가’고 외쳤고 애국가를 불렀다. 부녀자들은 골목에서 치마폭에 돌멩이를 싸다가 시위대에 나눠줬다. 밤 11시경 시위는 가라앉았는데 경찰은 폭력배들까지 동원하여 마구잡이로 191명을 끌어갔다. 마산은 흡사 시가전을 치른 거리와 같았다. 사상자 수에 대해 경찰은 정확한 숫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292쪽)

 

동아일보 1960년 3월 16일자 3면

 

마산서 데모 군중이 지서를 습격, 한곳파괴·한곳소실, 경찰응원대 출동·밤11시경 진압, 7명 사망 70여 부상, 대부분 총탄맞은 듯, 개표장인 시청은 무사히 경비, 민주당원 3명과 학생 20여 연행

【마산발】15일 하오7시3○분 마산중심지에서 수천군중들이『부정선거를 즉시 정지하라』고 외치면서 시작된『데모』는 마침내 경찰과충돌- 1개 경찰지서를 파괴하고 또 한곳의 지서를 소실시키고 7명의 사망자와 7○여명의 부상자를 내는 일대불상사를 빚어내었다 이들군중은 경남경찰국을 비롯한 마산주변경찰서에서 급파한 응원대에 의하여 이날밤 11시경 겨우 진압되었다

즉 이날 하오 7시3○분경부터 무질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수천명의 군중들은 마산시가를 휩쓸기시작- 남성동 지서를 포위하고 돌을 던져서 지서창문과 기물을 파괴하다가 경찰과 충돌하였으며 이때 경찰은 돌을 던지는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하여 공포를 쏘았으며 그후 군중들은 북마산방면으로 몰려가면서 도로주변에있는 수개의 점포유리창등을 파괴하였다 이들군중은 다시 북마산지서를 습격하였는데 북마산지서에는 군중들이 온다는 소식에 지서원들이 도피하였고 지서안에 뛰어든 군중들이 난로에 비품등을 던지는 바람에 불이 일어났다 급거출동한 소방대가 소화작업을 하려하였으나 군중들이 돌을 던지는 바람에 불을끄지못하였고 2차로 다시 불을 끄려고 오던 소방차도 도중에 군중들이 돌을 던지는 바람에 운전수가 돌에맞아 소방차가 전주를 들이받게되어 소방작업은 완전히 불가능상태에 빠져동지서는 결국 소실되고말았다

또한 이들은 계속하여 오동동지서를 습격할 목적으로 달려가던도중 수동의 민가를 파괴하였고 이어 선거개표장으로 되어있는 시청을 포위하려하였으나 개표장을 지키는 경찰의 최류탄으로 실패하였다 그들은 민주당에서 자유당당적을바꾼 신마산소재 허윤수민의원자택을 파괴하는등의 난동을 일으켰으나 경남경찰국을 비롯한 마산주변에서 모여든 수백명의 경찰대에 의하여 11시경에 완전히 진압되었고 때마침 정전까지된 마산시내에서는 컴컴한 밤거리에서 통행인을 요소요소에 배치된 경찰에 의하여 일일히 검색이 실시되고 있다고한다
그런데 이사건을 완전히 진압하기까지 컴컴한 마산의 밤거리에서는 기관총을 비롯한 권총·소총등의 총성이 요란하게 울렸다

한편 이날밤 사건으로인한 사망자나 부상자는 유아로부터 성장년에 이르는 각계각층이며 사망자는물론 부상자의 대부분이 총에맞았고 돌에맞거나 밞혀죽은것은 거의없다시피하며 7○여명의 부상자는 현재 마산시내 동병원을 비롯한 수개병원에 분산옹급가료를 받고있고 7명의 사망자는 이름과 소지품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않은 학생들이 많기때문에 아직 신원은 전혀알수없는 형편에있고 사망자나 부상자수도 앞으로 더욱 증가될것이라는것이 당시에서 떠돌고있는 소문이다
한편 마산경찰서에서는 당지 민주당원3명과 학생2○여명을 폭동혐의로 연행- 문초중에 있으며 주모자의 색출에 노력중이라고한다

 

데모경위

한편 이날밤의 불상사에 앞서 하오 3시4○분부터 산발적인 데모가 있었는데 그경위는 다음과 같다
즉 이날하오 3시4○분부터 3○여민주당원들로 시작된「부정선거배격」시위가 시내 남성동에서 부림동을 거쳐 해안통일대에서 계속되었는데 동「데모」대의 뒤를 따르는 수천군중도 이에 합류되어 약1시간반동안 마산시는 일대혼란상태를 보였다
그런데「데모」도중 이를 제지코자 급거출동한 경찰들은 소방차를 몰고와서 군중들에 물을뿌리고 해산시킨일도 있었던것이다

 

조종자 엄중 조사, 홍법무、검찰에 지시

한편 마산사건에 대하여 15일밤 홍법무장관은『조종자에 대하여 엄중조사하라』고 대검찰청을 통하여 현지검찰에 지시하였다고 한다

 

대검보고 요지

한편 이날밤 대검찰청에 들어온보고 요지는 다음과 같다
『15일 하오7시경 마산시내에서「데모」하던 1천여명의 군중이 국민회서울신문사 마산총국、남선전기주식회사 지점등을 반파시킨후 자유당시당부를전파시키고 시청을 포위하여 소요를 일으켰는데 이로인하여사망이 4명 중상이 1○명 경상이43명-』

 

도경에 온 보고

【부산발】마산에서 일어난 군중들의 소요사건에 대하여 15일밤 1○시경 경남도경 본국에들이온 보고에 의하면 약2백명의 군중이 시청을 포위하고 돌팔매질□□□소동을 일으켰으나 현지경찰에서는 군중을 해산시켰다한다 이사건에 대비하여 경남도경에서는 무장경찰관 및 소방대원 약1백명을 급거현지에 파견하였으며 비상사태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한다

 

   3월 18일 전남 무안을 제외한 3.15 선거의 결과가 발표됐다. 동아일보는 3월 17일자 사설로 ‘유혈의 비극인 마산사건의 교훈’ 을 실었다.

 

  당국자가 평온한 가운데 공명선거를 진행하고 있다던, 투표일인 15일 하오 경남 마산에서는 뜻밖에도 수천군중이 데모를 하다가 7명 사망, 근 50명이 중경상했으며, 또 데모대의 투석, 방화로 경찰지서 3개소를 파괴 혹은 소실한 불상사를 일으킨 뒤에, 심야에 이르러서야 흥분된 군중을 겨우 진압했다 한다.

  사건의 발단인즉, 민주당 마산시당부에서 ‘선거불법무효선언’을 한 선전방송에, 앙분(昻奮·매우 흥분)한 군중들은 돌팔매질을 막으려던 경찰대와 충돌을 일으킨 끝에, 그러한 중대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데모에 참가했던 사람은 대부분이 중, 고교생들로서, 그들은 ‘협잡선거를 하지 말라’  ‘공명선거를 실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하다가 다른 데모대와 합류됐다는 것으로써, 이번 사건의 경위와 윤곽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마산사건은 우연한 것이 아니요, 그동안 경향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학생 데모사건에 자극을 받은데다가, 더욱이 막상 투표일을 당해서는 부정선거가 공연하게 자행된 데에 더욱 충격이 된 것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이러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 아니치 못하게 한 그 자초 책임이 어디 있는가를 묻고 싶다. 그러고 나서, 데모에 참가한 학생 또는 일반인의 거조(擧措·말과 행동하는 태도)가 잘됐느냐 못됐느냐를 따지는 것이 순서일 줄로 믿는다.

  애당초 선거일이 공고된 뒤부터 투표일에 이르기까지, 집권당이나 행정부 당국자의 아전인수격인 독선적 선거운동 방식은 단순히 ‘비민주적’이라든가 ‘불법적’이라고만 표현하기엔, 그 용어조차 무기력할 만치 자심했던 것은, 그동안 지상에 연일보도된 것으로써 증명할 수가 있다. 부정, 불법은 둘째 치고, 폭력 살인 등 온갖 인권유린이 자행되었음은, 부인 못 할 엄연한 사실이 아니던가. 더군다나, 투표일에 전국적으로 전개된 공통적인 현상─안으로는 공개, 대리, 무더기 투표 등과, 밖으론 야당선거운동원과 참관인의 접근방해, 야당동정투표자에 대한 강압 등, 형용키 어려운 가지가지의 ‘행패’가 허다하였음은, 이 또한 신문지면에 나타난 사건들로 만도 족히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마산사건이 일어나던 날 민주당 본부에서는, ‘3.15선거는 불법 무효’라는 비통한 선언을 했고, 또 때를 함께 해서 동당 문전에서도 수백 군중이 아우성을 치면서, “대통령선거를 다시 하자”고 외쳤으며, 다시 16일에도 ‘독재배격’을 구호로 민주당 중앙당부 앞에서 시위를 해서, 범상치 않은 훤소(喧騷·소란)를 일으켰던 것도 저간의 소식을 말하는 것이니, 아무튼 이번 선거를 ‘민의에 의한 공명선거’였다고 할 사람은, 여당 관계자나 정부 산하에 종속한 관료들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을 상 싶다. 이것은 우리의 붓끝을 빌어서 보다는, 차라리 외국기자들이 어찌 보도하고 있는가를 인용해 보더라도 알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

  다른 것은 그만두고, 미국의 관변이나 민간인들의 이번 선거평, 우리의 낯을 붉힐 만치 심혹하기 이를 데 없다. 한편에서는 조롱과 냉소로 논란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경멸과 모폄(侮貶·모욕)에 가까운 논평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그보다는 공산주의의 침투를 우려하는 데까지 논급한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등골이 써늘함을 견딜 수가 없다.

  즉 워싱턴의 주민들은 “이대통령이 12년간 집권해 온 동안, 취해 온 점차 ‘개인적’이고 ‘독재적’인 태도가, 비록 공산주의자들에게 이롭게 하진 않을지라도, 일단 정권을 잡은 뒤 반미정책을 취할지도 모르는 분자들에게, 유리하게끔 만드는 위험이 있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다”고 한 것을 보더라도, 얼마나 미국 여론이 우리의 약점과 기회를 노리는 회색분자들을 경계하는가를 엿보기에 넉넉하다. 이처럼 이번 선거에서 불만과 심려를 표시하는 국제적 반향으로 미루어 생각할 때, 우리에겐 장차 그 어떠한 대가가 오게 될는지 송구함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점을 우리는 무엇보다도 염두에 깊이 뇌까려야만 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이번 선거기간 중에 곳곳에서 일어났던 시위운동─특히 마산사건 같은 것은, 단순히 부정 불법선거에 앙분(昻奮)한 데서 유래했다는 근인에서 보다는, 여당과 정부 당국의 다년간 ‘비정(秕政)’에 대한 쌓이고 쌓인 불평이, 급작스레 반항의식으로 발로된 것이 원인의 하나가 아닌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당은 선거 때마다 유권자─국민 앞에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지만도, 실제 면에선 한두 가지 외엔 별로 이렇다 할 만한 실적을 대중 앞에 보인 일이 있었던가. 그뿐 아니라, 모든 행정면에서 경국제세(經國濟世)하는 두드러진 업적이 없어 여당 자가(自家)의 당리에만 몰두한데다가, 멀리 ‘2·4파동’ 같은 반민주적 폭거에까지 이르른 것임은, 자신들도 긍정 아니치 못할 것이다.

  물론, 이번 마산사건은 극히 불행한 일이었고, 또 없었던 것만 못하게 크나크게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우리이긴 하지만, 여당이나 정부 당로자는 모름지기, 그 잠재적인 근본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깊이 캐들어 가서 그 악소(惡素)를 발본 제거함으로써, 앞으로는 그와 같이 ‘피’를 보는 사건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먼저 자성할 필요가 긴절하다고 본다.

  ‘마산사건’에 대해서 최 내무는 “정치적 및 사상적 배후를 추궁해서 엄단할 것”이라 했고, 또 “공산 침투의 정보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확증을 잡고 한 말인지는 몰라도, 그 어떤 단서를 분명히 잡기 전엔 막연하게 “공산분자의 사주일 것”이라든가, 또는 “그 거조가 공산당 식”이라든가 류의 추상적, 피상적 관찰로써만, 속단하는 위험성을 또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에 서뿔리 ‘지레짐작’으로 그러한 속단을 내린다면, ‘쥐’를 잡으려다가 ‘독’을 깨치는 염려가 전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당국자와 여당은 이번 마산사건을 의법 처단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사·상자에 대한 적절한 처리와  사후수습책에 있어, 그들이 연소학생들이니만치 정상을 참작, 온건한 조치가 취해지기를 각별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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