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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oryⅡ 145 : 부통령에 장면박사

Posted by 신이 On 12월 - 3 - 2013

  대통령선거의 해인 1956년초 이승만 대통령의 심복으로 원성이 높던 육군특무부대장 김창용(金昌龍)소장이 암살당했다. 군부 내 알력에서 파생된 사건이었다.
  집권당인 자유당은 또다시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여 원내의석 3분의 2가 넘는 136석을 확보했다. 동아일보는 2월 11일자 ‘사당화한 자유당’ 제하의 사설에서 집권당을 비판했다.

 

  모든 ‘애국적인 단체’의 종합체인 전국 ‘애국단체연합회’의 일원이 되었고, 노동자와 농민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을 표방함으로써 천하의 ‘공당(公黨)’으로 자처해 온 자유당이 기실인즉 애국단체도 공당도 아무것도 아닌, 한낱 ‘사당(私黨)’이요, 이 당 자체가 무엇으로써 애국해 왔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사태가 최근에 많이 발생하였다. 얼마 전에 자유당 전라북도 당 간부 수명이 전북도민들의 애국심으로 갹출된 적성감위축출비(敵性監委逐出費) 1000여만 환을 횡령 착복하다가 경찰에 피검되었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이즈음 수주일 동안 자유당 의원들의 국회 내외에서의 언동을 볼 것 같으면 우리는 이 당의 사당성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 당 의원들의 국회 내외에서의 언동을 살펴보면, 첫째로 그들은 국회의원이요, ‘민의원 의장’ 또는 ‘부의장’이요, ‘국회분과위원장’이기 전에 ‘자유당원’이요, ‘자유당 무슨 부장’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은 무시하고 위반하더라도 자당의 당의(黨議)만은 지귀(至貴) 지중(至重)한 것으로 여겨 왔다. 예를 들면 원면사건 화랑담배사건 뺏지사건 등을 저질러 국방장관의 직위를 더럽힌 손씨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의 제출을 위압으로써 방해하였고, 발의된 불신임안의 표결을 다수결로써 저지한 등사(等事)가 이것이다. 국법을 위배하거나 실정한 국무위원에 대하여 국회는 마땅히 탄핵소추를 하거나 불신임 결의로써 사직시켜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규정인 데도 불구하고 자유당의원부에서는 단순히 자당의 총재가, 불신임결의로써 ‘장관을 쫓아낸다는 것은 국민 앞에서 정부에게 욕을 보이는 것’이라 하여 반대한다는 이유로서 장관불신임의 표결을 봉쇄하고 말았다. 그들은 혹 이렇게 변명할는지도 모른다.

  즉, 우리는 자유당 총재의 명령이라고 해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원수인 ‘대통령의 명령임으로 받드는 것’이라고. 그러나 그와 같은 변명은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유시(諭示) 담화 등에 복종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대통령이 국회의 법률 결의 등을 준수하고 존중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위와 같은 헌법의 원리를 모를 까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진하여’  ‘서로 경쟁해 가면서’ 대통령의 명령에 맹종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애국심’ 이나 ‘노동자와 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이기 전에,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네들에게 직접 간접 유리하다는 생각(이기심)에서일 것이다. 자유당을 우리가 ‘사당’이라고 단정하는 첫째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둘째 그들이 국회 내에서 법률안 기타의 의안을 통과시키며 국회 외에서 원의(院議) 당의(黨議) 등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거개(擧皆)가 국민 본위 국가 본위는 아니고 오직 자당 본위이거나 자당 간부 본위이다. 예를 들면 ‘집회 등 단속법’의 심의통과에 있어서 그랬고 지방자치법 개정법률안의 심의에 있어서 현재 또한 그러하고 있다. 그들은 의회제도하에서의 국사는 다수결로써 결정됨으로 의회 내에서는 다수당이 매사에 유리하다는 사리만 알고 있고 민주정치 내지 의회정치가 어찌하여 ‘다수결의 원리’를 채용하고 있느냐는 짐짓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자유당이란 단체가 국민의 여론과 국법을 성실히 조사 연구하고 이에 따라서 그 정책을 결정하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회 내에서 ‘다수자’로 행세하고 있다면 그들이 설령 다소 횡폭하고 교만하다 하더라도 우리들 국민은 참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그들은 자당 또는 자기네들의 편의와 이익을 주로 하여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데에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적 발전과 국민 전체의 행복을 위하여 참으로 통분함을 금할 수가 없다.

  그들은 야당계의 인사와 국민을 대변코자 하는 언론기관이 정부의 시책을 비판 공격하고 자유당 국회의 행동을 비난 반대하는 데 대하여, 언필칭 ‘파괴적인 비판’이니 ‘반대하기 위한 반대’니 하여 싫어하고 미워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 같은 자유당의 상투문구를 그대로 고스란히 그들에게 반환해야 하겠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즉, 첫째 우리들의 정부와 자유당에 대한 비판은 ‘그 행동에 대한 가치평가’이므로 우리의 비판이 만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자유당은 일정한 근거와 사실을 들어 논리적으로 재비판(반박)하면 되는 것이지 ‘파괴적’이니 ‘비 건설적’이니 하는 따위의 논리 이전의 언사를 농(弄)함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둘째, ‘반대하기 위한 반대’란, 반대하는 이유와 근거 없이 덮어놓고 반대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그런데 야당계 인사의 반대는 언제든지 일정한 사실과 이유 위에 전개하는 반대요, 결코 자유당 의원들처럼 아무 이렇다 할 근거도 이유도 없는 독단적 반대는 아니다. 실례를 들면 전일에 자유당은 손 국방장관에 대한 불신임안의 표결을 보류하자는 동의를 제출함에 제(際)하여 아무 납득될 만한 이유를 제시한 바 없었고, 지방자치법 개정에 제하여 도지사 서울특별시장의 민선제를 요구하는 각급 지방의회대표와 야당계 국회의원의 건의 질문에 대하여 하등의 이유도 개시(開示)하지 못하고, 그저 관선제가 가(可)하다고 고집할 뿐이다. 이야말로 단순히 ‘반대하기 위한 반대’가 아니고 무엇이냐?

  위와 같이 자유당이 국회 내외에서 민주정치의 기본적 본질적인 요구를 하등의 이유 없이 무시 거절해 온 것은, 이 당이 국가나 국민을 위한 정당(공당)이라 하기보다, 기(幾) 개인의 편의와 집권을 위한 사당이라 하는 또 하나의 유력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당’을 부지하기 위하여 매월, 매년 국민에게는 직접 간접 방대한 부담이 가과(加課)되고 있다는 사실은 각별히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자유당은 3월 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대통령후보로 이승만 총재, 부통령후보로 이기붕 중앙위원회 의장을 지명했다. 자유당의 이승만 이기붕 팀에 맞서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대통령후보에 신익희, 부통령후보에 장면을 내세웠다.

  여론은 압도적으로 야당에 유리했다. 한강 백사장에서 열린 유세장에는 30만명이 운집했다. 선거유세 사상 최대 인파였다. 동아일보는 4월 10일자 사설 ‘자유분위기 조성에 구두선화(口頭禪化)하지 마라’에서 자유분위기의 보장을 역설했다.

 

  지난 7일을 기하여 정·부통령 입후보자들의 확정과 더불어 정·부통령 선거운동은 본격적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본란은 자유분위기 조성을 위해 거듭 제언한 바 있거니와 다시 한번 더 자유분위기 보장에 관한 검토를 아낄 수 없다. 조용순(趙容淳) 중앙선거위원장은 ‘여하한 종류의 경찰간섭도 있을 수 없도록 미연방지함으로써 절대적인 자유분위기를 보장하기에 노력하겠다’고 했고, 김형근(金亨根) 내무부장관도 ‘자유분위기 보장문제를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논의한다는 것은 국가의 수치’라고 했고, ‘국민은 법에 보장된 그들의 권리를 십분 행사할 줄 아는 현명한 입장에 있다’고까지 말했다.

  자유분위기를 조성할 책임을 가진 당국자들의 이러한 공약은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거니와, 그러나 한편 이러한 공약은 단지 이면에서의 있을 수 있는 관권의 자유분위기 파괴공작을 캄프라지하려는 구두선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통령입후보자 백성욱 씨의 입후보 서류 접수 가부(可否)문제라든지 참관인(1인)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든지, 이러한 문제가 만인이 수긍할 수 있는 선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러블’을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선거위원회의 공정성에 관한 시금석이었거니와, 신문구독자 내사와 자유민보 압수사실은 김 내무부장관이 자유분위기 보장에 대해서 호언장담적으로 공약한 그것이 그 침도 마르기 전에 유야무야되고 말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행일 것이다.

  자유민보 압수사건 같은 것은 확실한 자유분위기 파괴행동이거니와 신문구독자를 내사하는 것도 사찰의 일부로서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정·부통령선거기간에 그러한 내사를 단행하는 것은 사찰적인 어용신문 이외에 신문을 구독하는 데 대한 은연중의 경고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해석에 있어서는 이런 것도 있을 것이고 저런 것도 있을 것이니 사찰적인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그 해석에 일일이 구애(拘碍)할 수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하필 그러한 내사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를 선택해서 진행된다는 것은 지탄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요, 이러한 시기에 그러한 내사가 반드시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도 모르지 않았을 것인데 이를 감행했다는 것은 수상하다.

  김 내무장관은‘선거 자유분위기 보장문제를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의논한다는 것은 국가의 수치’라고 말하였으니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논의가 되지 않도록 만반조치를 다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구체적으로 말하면 선거 자유 분위기와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신문구독자 내사 같은 것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연기하여야 할 것이고 선거에 관한 기사가 당국의 비위에 거슬린다고 해서 압수하는 일도 엄금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가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은 자유분위기 속에서 선거를 하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유지하고 수호하기 위해서였을진대 특히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거하는 데 있어서 자유분위기가 보장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것은 극히 중대한 문제이며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관계당국자들의 책임이야말로 극중 극대한 바가 있거늘 그 관계당국자들의 책임수행이 만일에 말로써만 그치고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하면 이보다 더 큰 중대문제는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말보다도 행동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유언무행보다는 유언유행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의 차이가 목적보다도 수단방법에 있을진대, 민주주의와 비민주주의의 차이가 자유분위기에서 선거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데 있을진대, 이번 정·부통령선거가 자유분위기 속에서 실시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냐? 그렇지 않느냐? 에 관한 명확한 대답을 던져 주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자유분위기를 조성할 책임당국자들에게 자유분위기 조성을 구두선화하지 말라고 부탁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이처럼 심각한 데 있는 것이다.

 

  그러나 5월 5일 새벽 호남 유세차 열차 편으로 내려가던 신익희의 급서로 이승만의 부전승(不戰勝)이 확정되자 자유당은 이기붕의 당선에 주력했다.

 

동아일보 1956년 5월 18일자 1면

 

이대통령 당선확정, 장면박사 당선 확정적
야당、부통령에 여당을 제압, 유례가 없는『추모투표』
특히 도시서 종전과 양상 판이, 상당차로 제승시
17일 하오2시, 장박사、이씨를 17만표『리드』

이제 대통령선거결과를 보며는 유권자총수 구백육십만육천구백표중 이승만박사가 사백구십오만구천이백오십표 조봉암씨가 이백십일만팔천칠백구십구표 무효투표가 백팔십이만일천칠백칠십삼표로 총투표수 팔백팔십구만팔천팔백이십이표이며 기권이 칠십만팔천칠십팔표이다. 민주당대통령후보 신익희씨의 서거로 금차 선거의 중점은 사실상 부통령 선거전에 집중되었던 바 동 개표결과는 예상한 바와 같이 민주、자유、양대 당의 공천 후보인 장면、이기붕 양씨의 백중한 득표률이 시종 계속되어 17일 하오 2시 현재 민주당의 장면 씨가 약 십칠만표 차이로 자유당의 이 씨에 쾌승하여 야당 진영에 개가를 올리고있다.(중략)

그런데 작십칠일 하오 2시까지 알려진 개표 결과에 의하면 민주당의 장면 씨가 서울에 있어서는 사십오만표로 구만표 획득한 자유당의 이 씨를 압도하였으며 기타 부산 등지를 중심한 영동、영남에서 제승하고 이와 반면으로 자유당의 이 씨는 수복 지구인 군 주둔지를 포함한 강원도에서 오십만표로 대승하여 서울의 패전을 상회하여 민주당의 장 씨에 육박)왔던 것이다.

또한 동 결과에 있어서 주목을 끈 것은 호남 특히 전남 지방에 있어서 이씨가 사십 육만표 장면 씨가 사십오만표로 백중한 득표율을 표시하였는데 이와같은 결과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기반이 우세하다는 동 지방에의  득표예상을 전복시켰으며 또한 동 지방 수도인 광주에있어서 장면 씨가 사만삼천표 이씨가 사만표로 장 씨가 이 씨보다 불과 삼천표『리드』하였다는 점에 특별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후략)

 

  5월 15일 선거에서 이승만은 총 유효표의 약 52.5%에 해당하는 504만6400표로 압승하여 또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부통령선거에서는 대구의 개표중단사건 등 노골적 간섭이 적지 않았으나 장면이 총 유효표의 46%를 넘는 412만여 표를 얻어 당선됐다. 한편 대통령후보로 출마한 조봉암은 216만여 표를 얻었으며, 무효표가 185만8000표나 나왔다. 그 대부분이 서거한 신익희 후보에 대한 추모표로 간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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