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부설 신문박물관(프레시움· PRESSEUM)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일민미술관 건물 5, 6층에 재개관했다. 2000년 국내 최초의 신문 전문 박물관으로 동아미디어센터 3, 4층에 개관했다가 지난해 5월 말 휴관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만이다.
새롭게 둥지를 큰 일민미술관 건물은 1926년 동아일보 사옥으로 신축되어 1992년까지 66년간 신문을 발행했던 곳.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지켜보면서 고난과 영광의 과정을 기록했던 역사적인 공간에 신문박물관이 자리잡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재개관의 의미는 각별하다.
● 한국 신문 130년의 역사
신문박물관은 5만여 점의 신문 관련 유물과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5층의 ‘세계의 신문’ ‘신문의 역사’ ‘신문과 사회’ ‘신문과 제작’ ‘신문과 문화’ 코너와 6층의 ‘체험교육’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건 세계 66개 나라의 신문이다. 2000년 1월 1일자 1면을 모아 놓았다. 미국의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부터 ‘이즈베스티야’(러시아) ‘헬싱킨 사노매트’(핀란드) ‘데일리 네이션’(케냐)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신문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신문인 ‘한성순보’(1883) 창간 이래 한국 신문 130년의 역사도 살펴볼 수 있다. 신문 1면과 호외를 통해 본 한국 사회사, 신문 디자인과 광고의 변화상 코너가 특히 흥미롭다. 캐리커처, 시사만평, 4컷 만
화로 대표되는 신문 만화들도 눈길을 끈다. 기자들의 취재기를 엿볼 수 있는 물품도 적지 않다. 기자수첩, 취재기자 출입증, 보도완장 등 현장을 지켰던 기자들의 일상을 느낄 수 있다. 납활자, 목제카메라, 마리노 윤전기 등을 통해선 20세기 신문 제작 과정과 그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 2020년 창간 100주년을 맞는 동아일보 역사와 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체험교육 공간은 영상실, 신문제작 체험코너, 미디어 라운지로 이뤄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역시 체험 코너. 신문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블루스크린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 화면에서 적절한 배경과 합성한다. 그 다음 제호를 짜고 기사를 작성하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신의 신문을 만들 수 있다.
● 살아 있는 교육의 현장
신문박물관이 휴관한 뒤 동아일보에는 학교 교사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 “신문박물관이 언제 개관하는 거냐?” “아이들에게 신문의 역사를 가르치고 싶은데, 갈 데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2000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방문자 수는 57만 명. 앞으로도 동아일보와 채널A를 대표하는 인기 있는 견학
공간이 될 것이다.
올해 주 5일 수업이 시행됨에 따라 신문박물관의 주말, 방학 프로그램은 더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기자 체험교실’은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방학 중 3일 동안 열린다. 취재 편집회의 인쇄 등 신문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토요놀이교실’은 초등학생 1~3학년들이 신문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 기자 명함이나 광고를 만들어 보고, 교열기자가 되어 기사도 고쳐본다. 방학 중 주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 4시에 진행한다.
신문박물관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과 대학생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20명 이상 단체일 경우 각각 2000원과 1500원으로 할인된다. 초중고 교사가 교육 목적으로 학생들(15명 이상)을 데려올 경우 무료다. 동아일보 직원이라면 동반가족까지 모두 무료다.
전화(02-2020-1880)나 팩스(02-2020-1839), 인터넷 홈페이지(www.presseum.or.kr)를 통해 미리 신청하면 오전 10시 반, 오후 3시 반에 안내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투어는 화~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