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스테이지’. 채널A가 9월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실시했던 공채 1기 아나운서 선발의 2차 관문인 카메라 테스트의
별칭이다.
1차 심사를 위해 기존 서류 형식의 자기소개서를 받는 대신 100초 분량의 자기소개 동영상 ‘A클립’을 받은 데 이은 또 한 번의 파격 채용 방식이었다. 학력이나 집안 등 응시자의 배경이 아니라 아나운서로서의 자질만을 평가하기 위한 절차였다. 이날 아나운서 카메라 테스트에는 ‘A클립’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 452명이 참여했다.
●블라인딩 테스트 (blinding test)
채널A는 이날 응시자들에게 1차 심사 때와 다른 수험번호를 부여하고 심사위원들에게 지원자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은 무대 위에 선 응시자들의 학력 경력 등 이력을 모르는 상태에서 심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테스트가 끝나자마자 심사위원장인 손석기 전 SBS 아나운서국장이 무대에서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처럼 신속한 발표는 심사에 카메라 테스트 점수 외에 어떠한 요소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대해 많은 응시자들은 “공정하고 참신한 심사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손 심사위원장은 이날 합격자를 발표하며 “방송계에서 30여 년을 활동했지만 테스트 직 후 결과를 발표한 경우는 채널A가 처음”이라며 “채널A가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를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사위원 정혜정 전 MBC 아나운서는 “새로 시작하는 방송의 대표 얼굴을 뽑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채널A가 기존 방송과의 차별을 추구하는 만큼 개성 있고 패기 넘치면서 신뢰를 주는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장 카메라 테스트
이날 응시자들은 1명씩 극장 무대에 올라 프롬프터에 뜬 원고를 즉석에서 읽었다. 스튜디오에 익숙한 응시자들 중 일부는 낯선 무대에 서서 바로 앞의 심사위원단과 빽빽한 스태프들을 보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응시 대기자들은 무대 앞 객석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객석과 무대는 커튼으로 차단돼 대기자들은 무대 안의 카메라 테스트 진행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응시자들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 무대 뒤편의 배우 분장실을 개조한 대기실에서 화장을 다듬고 원고를 읽는 연습을 했다.
응시자 이은정 씨(24·여)는 “시험장 분위기가 좋고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마음 편하게 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이날 객석의 많은 응시자들은 언론사 지원자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채널A의 공채 홍보 랩 ‘광화문 용진가(勇進哥)’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긴장을 풀었다.
일부 응시자들이 흥겨운 랩을 따라 흥얼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