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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아랍어 전문인턴 체험기(by 빙현지)




2월 28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광화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동아일보  편집국  국제부의 ‘아랍어 전문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것. 


한국외국어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중동지역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언론인이 되길 꿈꾸다 유력 신문사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된 게 무척 기뻤다. 하지만 웬지 낯설고  어색한  느낌도  있었다.  고요하고 적막한 국제부의 분위기가 나를 주눅 들게 했다. 처음엔 뻥 뚫린 편집국 12층 어디에 화장실이 있는지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내 임무와 역할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갖게 될 때까지 꼬박 1주일이 걸렸다. 부장님을 포함해 많은 기자 선배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점차 발제 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오전에는 아랍어 신문 7, 8개를 꼼꼼히 읽으며 그날 기사화할 만한 뉴스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 


올 초 민주화 바람이 중동  전체를  휩쓸면서 그야말로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가운데  참신한  기사거리를 찾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랍어로 된 글이라면 어느 하나 무심코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내가  발제한  내용이  부서 회의에서 채택되고,  다음날  아침  신문  지면에 기사로 

나왔을 때 느끼는 희열을 조금씩 알아갔기 때문이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2005년부터 1년6개월 가량 요르단에서 유학했던  경험이다.  당시  요르단과  레바논 등에서 발생한 대형 폭탄테러 사건을 두고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이슬람법이나 이슬람 전통의상 부르카에 대한 아랍인들의 생각이 실제 어떤지 등의 기억을 더듬어 선배들에게 전달하고 기사에 반영할 수 있었다.


10주 동안 동아일보에서 근무하면서 내 인생이 한층 충만해진 것 같다. 내가 발제했거나 취재했던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관련 기사나 시리아 대통령 관련 기사 등이 신문에 실렸던 건 내게 너무도 큰 보람이었다. 또 선배 기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얼마나 신중하게 기사를 쓰는지 알 수 있게 된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언젠가는 ‘인턴’이 아닌 ‘기자’로서 중동 곳곳을 누비며,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내 이름 석자가 동아일보에 무려 3번이나 새겨졌던 감동과 선배들의 열정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항상 고마웠던 국제부 선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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