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일정이 본격 국면에 접어들었다. 9월17일 종편사업자 선정 기본계획을 발표한 방송통
신위원회는 이달 중순경 세부심사기준을 발표하고 이르면 이달 중 사업자 신청 공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고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각 예비사업자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가능하면 올해 안에 사업자 선
정을 마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일정으로부터 역산해보면 본사가 컨소시엄 구성과 전략적
제휴 체결 등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필요한 준비기간은 길게 잡아 앞으로 한 달 보름 정도로 추산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컨소시엄을 둘러싼 예비사업자간 경쟁과 정보전, 홍보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컨소시엄 구성 사례를 보면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특정 컨소시엄에 대한 쏠림현상이 급
속히 확산되거나, 각종 입소문과 마타도어가 사업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것. 전문가들은 동
아일보가 착실히 준비해온 방송사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모든 사원이 하나가 되어 컨소시엄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 동아방송 복원의 정당성과 준비된 방송역량을 잘 알려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본계획 확정 이후 가속도를 더하고 있는 공동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움직임, 방송사명 공모, 미디어아카데
미 특강 등 방송사업 준비현황을 알아봤다.<편집자주>
“동아와만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9월17일 방송사업추진단에는 한 통의 중요한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장상호 총무국장으로부터였
다. 본사가 방송사업 준비과정에서 맺은 공동협력양해각서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지만, 이 MOU에는 좀더 각별
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 “동아와만 함께 하겠다”
연합회와의 양해각서 체결과정을 전해들은 한 지역 기업인은 “왜 동아일보가 종편 사업자로 선정될 수밖에 없는
지 알겠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연합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전국 시군구 자치단체 227곳의 지방문화원을 관장하고 있다. 지방
문화원은 지역 고유문화를 계승, 보존하고 지역간 전통문화를 상호 교류하는 일을 맡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역·사회·문화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구체적인 종편 심사 항목으로 제시했다. 연합회는 이
항목에 가장 적합한 협력 기관이다. 이에 본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종편 경쟁사들이 연합회에 양해각서 체결 ‘러브
콜’을 보냈다.
연합회는 이사회 회의를 거쳐 동아일보사와의 단독 양해각서 체결을 결정하고 다른 언론사에 거절의 뜻을 전달
했다. 경쟁사들의 강한 항의가 있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장 국장은 “새로운 종편이 우리 언어와 문화 지킴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90년 동안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의 정체
성을 지켜온 동아일보가 적격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아일보가 종편에 선정될 것 같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평생을 방송 영상 사업에 매진해온 한 원로 제작사 대표가 “민족 언론기관인 동아일보의 종합편성채
널(종편) 선정에 보탬이 되고 싶다. 동아일보는 방송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본사 사무실을 찾아와 컨
소시엄 참여 서류를 작성하기도 했다.
90년 동안 쌓아놓은 동아일보의 신뢰와 함께 탄탄한 방송사업 준비가 치열해진 막판 종편 선정 경쟁에서 점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 탄탄한 방송 협력체계 구축
방송사업추진단은 편집국을 포함한 동아 전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방송 관련 기관들과 활발하게 양해각서를 체
결하는 형태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안국정 방송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9월18일 일본 훗카이도 최대민방인 훗카이도텔레비전방송(HTB) 오
기야 다다오 사장과 배타적 업무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HTB는 일본의 5대 민방 중 하나인 TV아사히의 중요한 지
방네트워크 중 하나다. TV아사히 네트워크에는 현재 26개의 방송사가 가맹해 있는데 HTB는 규모나 위상에서 다
섯손가락 안에 드는 곳.
본사는 이밖에도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군방송, 국회방송, 한국고용정보원 등 공공기관
과도 방송 프로그램 공동기획 및 제작, 영상 교환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전략과 준비 상황이 노출될 우려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못하지만 본사는 수많은 해외미디어기업, 방송
관련 기관, 업체들과 전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차수 방송사업본부장은 “‘된다’는 자신감으로 동아미디어그룹 전체가 힘차게 준비한다면 2010년은 분명 동아
방송을 되찾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