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동아일보사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취재팀으로 잇따라 전화가 걸려왔다.
“여기 광화문 ○○문고인데요. 독자가 P.A.S.S 라는 신문을 정기구독 할 수 있냐는 독자 문의가 있는데…. 가능한가요?”
“저희 아이는 중학교 3학년인데요. 토론대회에 갔다가 P.A.S.S라는 신문을 받아왔더라고요. 중학생을 위한 신문은 안 나오나요?”
“부산에 동아일보 독자인데요. 아이가 학교에서 신문을 가져왔는데 혹시 집으로 배달해주실 수 있나요?”
고교생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국내 유일의 온-오프라인 주간신문 ‘P.A.S.S’가 동아이지에듀에서 탄생했다.
8월30일자 동아일보 본지의 ‘알립니다’ 기사와 전국 650여개 고등학교에 배포된 창간호를 본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돌려가며 보고 대학 합격하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타블로이드 판형 신문은 고교생에게 필요한 입시정보, 학생과 교사의 의견과 소식,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뉴스 등으로 꾸며진다. 입시, 학습법, 대학 및 전공 소개 등 심층 교육뉴스는 동아이지에듀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엄선한다.
매주 월요일 전국의 신청 고교에 무료로 배포되는 신문 명 ‘P.A.S.S’는 대한민국 고교생의 핵심가치인 ‘Passion, Achievement, Study, Success’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돌려가며(pass) 보고, 대학에 합격(pass)하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P.A.S.S의 출발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취재를 하면서 많은 고교생을 만났지만 제대로 된 신문을 읽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등하교길에 받아보는 무가지가 이들이 읽는 유일한 활자매체라는 점은 충격이었다. 이런 고교생들은 온라인상에서 소통했다.
인터넷에는 건강하지 않은 교육정보가 넘쳤고 해결되지 않은 학생들의 고민이 쌓였다. ‘온라인상의 소통을 오프라인에 구현시켜 고교생의 관심을 신문으로 연결시켜보자’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결실이 ‘타깃 미디어’를 표방하는 P.A.S.S다.
P.A.S.S 창간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온-오프라인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P.A.S.S는 다양한 코너를 마련했다. 독특한 수업방식, 유일무이한 라이프스타일로 학교의 명물이 된 교사를 소개하는 ‘SSam(쌤)’ 첫 번째 코너에는 ‘터미네이터’라고 불리는 몸짱 영어교사가 등장했다.
교사가 제자에게 띄우는 ‘선생님의 편지’ 코너에는 탤런트 송중기의 은사가 보내는 메시지를 담았다.
‘우동(우리동아리의 약자)’ 코너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활동하는 동아리를 소개하고 ‘잇걸(It girl)’에는 학교의 명물, 얼짱 친구를 추천한다.
●학생들이 프로 기자들과 만드는 신문
학생과 교사는 P.A.S.S 홈페이지(www.weeklypass.co.kr)를 통해 지면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홈페이지의 △나만의 공부비법 △고민을 털어놔 △스쿨 레전드 등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미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맘을 먹어도 공부가 잘 안되네요’ ‘자연계, 인문계 중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직 꿈이 없어요’ 등 마음 속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도 있고 연극동아리, 독특한 축제를 소개하는 학생도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이 제보한 내용은 동아이지에듀의 확인 및 보강 취재를 거쳐 P.A.S.S 기사로 채택된다.
고교생들이 ‘P.A.S.S 고교생 기자단’에 보이는 관심은 예상보다 더 컸다.
1기생을 선발한 뒤에도 추가 문의가 계속되자 모집 기한을 연장했다. 언론인이 꿈인 고교생을 비롯해 학교 신문반, 방송반, 문예반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가 제작하는 매체의 지면제작에 고교생이 참여하기란 쉽지 않지만,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의 확대로 비교과활동이 입시에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는 만큼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지역 명문고 등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신청하고 있다.
신청한 학생 중에는 교사가 직접 기자활동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발된 고교생 기자는 취재기자와 함께 사회 각계 인사를 인터뷰하는 기회를 갖게 되며 학생 오피니언 페이지인 ‘고함(高喊)’ ‘고교통신’ 등에 글을 실을 수 있다.
홈페이지 팝업 창에 참가신청 댓글을 단 학생을 선발해 기자들의 취재에 동행토록 하는 ‘돌발 이벤트’도 마련된다. 창간호에는 SBS 박은경 아나운서 인터뷰를 시작으로 아이돌 그룹 FT 아일랜드, 손지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공동대변인 겸 대통령해외홍보비서관 내정자, 배우 엄태웅 씨 등을 고교생 기자가 직접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