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하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양방향 소통과 집단지성을 빼놓을 수 없죠. 집단지성의 대표 사이트인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입니다.
위키피디아는 누리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콘텐츠가 작성 편집되며 사이트가 채워집니다. 그만큼 위키피디아의 핵심 자원은 콘텐츠를 채우는 편집자들이겠죠. 그런데 최근 편집자들이 위키피디아를 떠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위키피디아를 떠난 편집자는 올 1~3월 석 달간 4만9000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위키피디아는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400만여건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271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으며 편집자 수만 30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일년간 위키피디아를 찾은 누리꾼들은 약 20% 증가했으며 전 세계 사이트 중 방문자 숫자로 5위를 차지해 꾸준한 인기도 얻고 있습니다.
각종 언론사는 물론이고 자료가 필요한 모든 곳에서 주요 정보원으로 자리잡은 위키피디아의 편집자는 왜 줄어들었을까요. 위키피디아 관계자들은 이미 대부분의 주제에 대한 콘텐츠가 채워졌다는 점과 편집자간 분쟁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한 규정이 늘어난 점을 그 이유로 꼽습니다. 제한이 강화되며 신규 기고자들이 참여하기 어렵게 되자 편집자들의 참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위키피디아에 제한이 강화된 배경에는 위키피디아에 유명인사들에 대한 거짓 정보가 자주 올라오며 신뢰성 시비가 벌어진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8월 말 사망한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위키피디아에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뇌일혈로 사망했다’고 적혀있었고 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에 존 세이겐탈러라는 전 언론인이 관여했다는 잘못된 정보가 올라온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위키 피디아는 생존 인물에 대해 전문가들의 승인을 받는 새로운 편집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편집자들의 참여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위키피디아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어린 시선에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의 경영진은 크게 개념치 않고 있는 것 같네요. 위키피디아 경영진들은 현재 편집자들만으로도 위키피디아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위키피디아의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는 편집자 수가 어느 수준이 돼야 적당한지는 불분명하다며 중요한 것은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 가드너 전무이사 역시 전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위키피디아를 충분히 유용한 사전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편집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정보를 검증할 자원이 줄어든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가 줄어든만큼 정보의 정확성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경영진들이 위키피디아의 앞날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출처: Volunteers Log Off as Wikipedia Ages (Wall Street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