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과 거대 미디어그룹 ‘뉴스코포레이션’이 전면전을 선언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포스트, 더 타임스 등 전 세계 30여개 신문사를 보유한 ‘뉴스코포레이션’의 루버트 머독 회장이었습니다. 머독 회장은 구글, 야후 등 검색엔진 등을 신문사의 뉴스를 도둑질해 수익을 창출하는 ‘도벽환자(Kleptomaniacs)’라고 비난했습니다. 이것으로 모자라 내년 하반기부터 구글에서 자사 기사가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는 뉴스코포레이션 산하 신문사들의 콘텐츠를 전면 유료화하는 계획과 맞물려있습니다.
머독 회장은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서 검색을 통해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고 신문 사이트를 ‘가끔’ 찾는 독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직접 신문 사이트에 들어와 돈을 지불하고 기사를 읽는 소수의 소비자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글은 인터넷 상의 모든 페이지를 돌아다니며 이를 검색 대상으로 수집하지만 머독 회장은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수집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뉴스코퍼레이션의 모든 콘텐츠를 유료화한 뒤에도 구글에서 기사가 검색이 된다면 무료로 기사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셈이고 유료화에 장애가 된다는 판단인 것이죠.
이에 구글도 반기를 들었습니다. 우선 구글이 언론사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머독 회장의 주장에 구글은 기사 제목과 내용의 일부만 보여주고 이용자가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구조여서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구글을 통해 언론사로 유입되는 클릭수가 분당 10만회에 달하는 만큼 오히려 언론사 입장에서는 구글을 통해 보다 많은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구글에서 검색 자체를 막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구글 뉴스에서 검색되길 원하지 않는 언론사는 “간단한 기술적 절차”만 거치면 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검색엔진에서 검색이 되길 원하는 뜻이며, 이를 원치 않는 사이트는 홈페이지 내에 검색 거부 명령어를 삽입해 정보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검색 거부 명령어를 삽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유료화하면 콘텐츠에서 수익을 발생하지만 방문자는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광고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만큼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는 언론사라면 자사 콘텐츠는 돈을 낸 독자에게만 공개해야겠죠. 검색엔진에서 콘텐츠가 무료로 검색되는 것도 막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에서 유입되는 방문자를 무시하기엔 그 숫자가 너무 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독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은 그만큼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성공시키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