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 버밍햄 주민들이 지역지 ‘어센트릭(The Eccentric)’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어센트릭은 올해로 창간 131년을 맞으며 버밍햄과 함께 성장한 신문입니다. 2005년 이 신문을 인수한 미디어그룹 가넷(Gannett)은 지난해 경기가 악화되자 어센트릭의 폐간을 결정했습니다.
어센트릭이 5월 31일 마지막호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버밍햄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웹사이트(savetheeccentric.com)를 개설하고 모임을 열었습니다. 정치인, 기업인들도 함께 했습니다.
마을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지역지의 중요성을 알리려 애썼다”며 “지역지가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없어지고 나면 불편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관계자는 “어센트릭의 폐간 소식은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며 “주민들이 어센트릭을 직접 구독하고 있지 않더라도 근처 도서관이나 커피숍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신문이 얼마나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어센트릭을 살리기 위해 신규독자를 7월까지 3000명, 10월까지 5000명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1700명의 신규독자를 확보해 목표치에 미치진 못했지만 학교들이 곧 개학을 하면 신규독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역 방송국도 동참했습니다. 한 지역 TV에서 주민들이 어센트릭의 폐간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앞 다퉈 이를 보도했습니다. ABC방송은 ‘월드 뉴스 투나이트(World News Tonight)’에 이를 소개했으며 뉴욕타임스도 블로그를 통해 이 내용을 알렸습니다.
물론 시민들의 애정만으로 어센트릭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센트릭은 비용절감을 위해 무가지 발행을 중단했고 온라인 콘텐츠 중 일부를 유료로 전환해 수익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보다 많은 광고를 유치하고자 광고비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을 직접 참여시켜 신문 콘텐츠에 대한 회의도 열었습니다. 그 결과 나라소식보다는 지역소식에 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번 지역 사업체를 위한 코너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육, 이벤트를 소개하는 지면을 신설했습니다. 결혼이나 출산 등 소소한 이야기도 소개하는 ‘이웃면(Neighbors Page)’을 만들어 보다 지역 친화적인 신문으로 거듭나기로 했습니다.
어센트릭과 지역 주민이 하나가 되자 가넷도 폐간 결정을 보류했습니다. 당초 5월 말로 예정했던 폐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기했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신문을 향한 지역 주민들의 애정이 놀라울 뿐입니다. 신문이 단순히 뉴스를 전하는 매체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어센트릭의 생존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지역 주민 속으로 들어가느냐가 그들의 생사를 판가름할 것입니다.
출처: Lessons from the Birmingham Eccentric (Columbia Journalism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