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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감독, 악바리 제자를 만들다

Posted by 동이 On 4월 - 13 - 2009

 ‘넷 향기(http://www.nethyangki.net)‘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책임 없는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에 싱그러운 향기를 담아내겠다는 게 이 사이트의 설립 목적입니다. ‘정갈하고 올곧은 인터넷 가치관 운동을 벌인다’는 사이트 소개 글이 눈길을 끄네요.

  매일 가슴에 담아두면 좋을 얘기를 선물하는 이 사이트에서 4월 13일 공병호 박사의 ‘지도자’란 글을 소개했습니다. 그 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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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하다가 북일고 감독으로 부임해서 전국 하위권의 팀을 이번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까지 밀어붙인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정훈 감독은 가건물 내부에 이런 글을 붙여놓고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다고 합니다.


  – 내 머리와 가슴 속에 제자들의 인생이 달려 있다.

  – 내가 미쳐야 선수들도 미칠 수 있다.

  – 덕은 외롭지 않고, 의는 부끄럽지 않다.


  어떤 분야에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깊이 새겨봐야 할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든 자신이 미쳐야 타인을 미치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그런 인생에는 감동이 있고, 그런 감동이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지도자들은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젊은 사람들의 앞날을 부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확실히 스스로를 훈련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훗날 ‘그 분과 함께 일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혹은 ‘나의 오늘은 그 분의 역할이 무척 컸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공병호 박사가 인용한 이정훈 감독의 사연은 4월 10일자 동아일보 A24 스포츠면에 실린 것입니다. ‘악바리 감독, 악바리 제자 만들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는 이 감독의 무서운 집념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의 관사 대신 학교 옆 작은 가건물에서 생활하여 매일 밤 12시까지 지옥훈련을 강행한 이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교야구 꿈의 무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것입니다.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명실상부한 고교야구 최고 대회입니다.

  1947년 지금은 허물어진 동대문운동장에서 7개교가 출전하며 막을 올린 황금사자기는 6·25전쟁으로 4년간 중단되는 아픔 속에서 성장해 올해 63회째를 맞았습니다. 고교와 프로를 통틀어 가장 먼저 열려 야구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이 감독은 프로야구 27시즌 동안 2년 연속 타격왕을 거머쥔 단 두 선수 중 한 명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기사를 참고하세요<--클릭^^)

  이정훈 감독의 북일고는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됐습니다. 지도자가 미치니 선수들도 그를 따라 야구에 미쳤기 때문입니다. 그의 머리와 가슴 속에 품은 제자들은 아마 그를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약체 북일고에 입학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짜릿한 경험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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