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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에서 앵커로 변신한 그녀

Posted by 신이 On 3월 - 31 - 2009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주로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동아일보 여기자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을까요? 대인공포증과 흡사한 대인 부끄러움증 때문이라는데요. 그녀를 만났습니다.
일단 외모가 평범치 않습니다. 막 약혼식을 마친 피앙세 같습니다. 그녀의 일상은 이렇습니다.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30~40분간 화장을 합니다. 또 20~30분 동안 머리를 손질하죠.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는 유일한 동아일보 여기자입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일일 방송 뉴스프로그램, ‘동아 뉴스 스테이션’의 앵커 김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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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여기자들의 부러움 사지만 정작 본인은 여러 고민을 토로합니다.
“매일 속눈썹을 붙이니 안구건조증에 걸릴 지경이에요. 제 유일한 낙이 점심시간에 사람들을 만나 수다 떠는 건데, 머리가 헝클어질까봐 바람만 불어도 약속을 취소해요. ‘생얼’이든 화장을 하든 ‘누구냐’고 놀려대는 통에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닌다니까요.”

하루아침에 동아일보의 ‘얼굴’로 떠오른 김 기자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처음에 앵커를 하라는 얘기를 듣고 머리가 띵했어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한참을 망설였죠.”

김 기자는 현재 모 방송국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친구의 미니홈피를 찾아가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방송이란 콘텐츠보다 이미지로 승부하는 것 같아. 나 자신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나의 겉모습, 음색, 목소리 톤, 시선 등으로 평가받으니 이제야 너의 고충을 알겠다.’
친구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이미지도 하나의 메시지야. 친근한 이미지로 콘텐츠를 어떻게 잘 전달할지 고민해보렴.’

김 기자의 도전은 시작됩니다. 매일 인터넷에서 방송 뉴스를 틀어놓고 한 문장씩 따라 읽으며 방송을 익혀갑니다. 하지만 여전히 앵커만의 ‘뭔가 특별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며 스스로에게 불만입니다.
“여전히 배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득음을 해야 한다는데…. 목으로만 소리를 내다보니 하루에 한번씩은 꼭 ‘삑사리’가 나더라고요.(웃음)”

신문기자에서 앵커로 변신한 지 3개월, 그는 요즘 앵커의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
“기자들이 갖고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게 앵커의 역할 같아요.”
출연할 기자와 인터뷰 대상자를 직접 섭외하다보니 관심 분야도 넓어지고, 공부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정부의 첫 여성 부대변인인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이 영상 뉴스로는 처음으로 ‘동아뉴스 스테이션’에 출연한 데도 그의 섭외력이 한몫했습니다.

‘동아뉴스 스테이션’은 속보 중심의 방송 뉴스가 아닙니다. 신문만의 깊이 있는 콘텐츠를 영상 언어로 보다 쉽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개념의 방송 뉴스입니다. 때론 신문보다 먼저 기획기사를 다루기도 합니다. 그 기사에 관심 있는 독자는 다음날 동아일보에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읽을 수 있습니다. 김 기자가 전하는 ‘동아 뉴스 스테이션’만의 경쟁력입니다.

kim7 웃음은 모든 방송인에게 ‘공공의 적’.  그에게도 웃음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동아일보의 한 선배 기자가 ‘동아 뉴스 스테이션’에 출연했습니다. “라디오 출연 경험이 많다”며 의기양양하던 선배 기자는 막상 큐 사인이 들어가자 ‘형님뉴스’가 떠오를 정도로 어색함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갑자기 웃음이 터진 김 기자는 손등을 사정없이 꼬집었습니다. 손등이 시퍼렇게 멍들 정도로 참고 또 참았지만 결국 마지막 끝 인사를 하다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놀란 카메라는 순식간에 다른 쪽으로 돌아갔고, 애꿎은 손등엔 프로답지 못하다는 자책의 상처만 남았습니다.

앵커에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의상 협찬입니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적합한 의상을 갖춰 입어야 하지만 협찬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요즘 제 의상 협찬사는 F&M이에요. Father & Mother!(웃음)”
그의 가장 큰 조력자는 역시 부모님입니다. 김 기자의 어머니는 ‘동아 뉴스 스테이션’의 최고 애청자로 매일 모니터링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김현수’를 검색하면, 야구선수 김현수가 가장 먼저 나오지만 언젠가 자신의 이름이 가장 먼저 검색될 날을 꿈꾸는 당찬 여기자, 김현수 앵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김현수 기자는?
2004년 동아일보 수습공채로 입사해 경제부 유통팀과 특집팀 위크엔드 담당을 거쳐 정치부에서 한나라당과 총리실, 외교부를 출입했습니다. 2008년 7월 통합뉴스센터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2월부터 동아일보의 방송 뉴스 프로그램인 ‘동아 뉴스 스테이션’의 앵커를 맡고 있습니다.

동아뉴스 스테이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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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1. 김기자는 정말 열정이 대단한 진정한 언론인입니다. 같이 일하면서 선배에게 감동을 주는 후배는 흔치 않죠…

    Comment by 선배 — 2009/04/02 @ 3:59 오후

  2. 김기자님 후배지만 정말 배울점이 많습니다

    Comment by 성인웹툰 — 2022/08/13 @ 12: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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