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윈 전을 소개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이라는 과학자는 ‘생물은 자연으로부터 선택되어 진화한다’는 주장으로 생물학계를 발칵 뒤집으며 ‘위인’ 과학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생물의 탄생은 자연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신의 의지’를 부여하던 시대에, 생물의 진화는 ‘신’이 아닌 ‘자연’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다윈의 주장은 세상을 발칵 뒤집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올해는 다윈 탄생 200주년, 다윈의 기념비적 저서 ‘종의 기원’ 발간 150주년을 기념해 ‘다윈의 해’로 지정되었다. 그에 따라 다윈의 고향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서 ‘진화론’을 재조명하는 각종 전시와 이벤트가 분주하게 추진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윈 전도 그 중 하나다. 이번 전시는 다윈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전시이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세계 최초 어린이 대상 전시로 평가받고 있다.
●Darwin Now
다윈 전의 문을 여는 것은 다윈 전 속의 작은 전시, ‘Darwin Now’.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25개국에서 동시에 열린 영국 문화원의 세계적인 과학 전시 ‘Darwin Now’가 다윈 전을 통해 한국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다윈의 놀이터
어린 시절 다윈의 천재적 관찰력을 엿볼 수 있는 ‘다윈의 놀이터’. 여느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다윈의 연구도 세심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윈의 놀이터’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곤충, 지렁이, 새 알, 암석, 조개껍질 등의 전시물로 채워진 체험의 장이다. 직접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은 비슷비슷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작은 차이를 발견하며 사물에 대한 관찰력을 키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비글호 체험하기
다윈의 진화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젊은 시절 그의 비글호 항해 경험이다. 다윈이 진화론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22살에 떠난 5년간의 비글호 항해 덕분이었다. 영국 해군의 지리 탐사를 목표로 출발한 5년간의 비글호 항해는, 단순한 지리 탐사를 넘어 ‘인류의 기원’을 찾아가는 것으로 이어졌다.
다윈 전에서는 비글호를 재현해 다윈의 항해를 추적한다. ‘나침반으로 방향 찾기’ ‘돛 올리기’ ‘밧줄 매듭 묶기’ ‘3D 입체 동물 영상 관람’ 등의 비글호 항해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다윈의 5년간의 항해 경험을 고스란히 전한다.
●진화의 섬, 갈라파고스
다윈 전에는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탐사한 갈라파고스 제도가 재현되어 있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먹이와 환경에 따라 핀치 새의 부리 모양과 생김새가 다양화되어 서로 다른 종으로 분화됐음을 밝혀내 진화론의 토대를 마련했다. ‘핀치새 부리 체험’은 부리 모양과 먹이 사이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윈 전의 ‘갈라파고스 섬’에는 나무로 우거진 숲, 새와 갑각류가 번성한 바닷가가 실감나게 재현되어 있을 뿐 아니라, 남미에서 발견된 화석들도 전시되어 있다. 다윈이 관찰한 동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셈이다. 특히 지구에서 가장 큰 갈라파고스 거북 박제가 전시된 것은 다윈 전이 유일하다.
수중 생물이 육상 동물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의 동물 화석 ‘실러캔스’. 진화론의 중요한 근거가 된 다리 달린 물고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윈의 책들
진화론을 탄생시킨 다윈의 책 ‘종의 기원’과 그의 연구실도 주목할 만하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창조물’이라는 인간의 기원에 관한 창조론이 당연시되던 시절, 다윈의 진화론은 신의 전지전능함에 흠집을 내는 ‘반역’이었다. 그의 진화론은 많은 당대 학자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지만, 토마스 헉슬리와 같은 몇몇 저명 과학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오늘날 인간이 밝혀낸 가장 위대한 과학이론의 하나로 우뚝 섰다. 다윈 전에는 그의 책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가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 보존되어 있는 다윈의 집, 다운하우스(Down House)도 재현되어 있어 19세기 위대한 과학자의 연구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윈의 항로를 함께 하다
다윈 전을 기획한 동아사이언스는 다윈의 해를 기념한 자원탐사 전문가 권영인 박사의 ‘장보고호’ 항해를 다윈 전 관람객과 함께 후원하고 있다. 2008년 10월 9일, 권 박사는 2009년 다윈의 해를 기념해, 주문 제작한 ‘장보고호’를 타고 다윈의 비글호 항로(미국 동부의 아나폴리스 항구를 떠나 남아메리카 대륙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는 경로)를 따라 지질과 환경 문제 연구를 위한 411일간의 탐사 항해에 나섰다. 항해를 후원하고 있는 동아사이언스는 권영인 박사와의 정기적인 연락을 통해 다윈 전 관람객들이 남기는 항해 응원 메시지를 전하며 함께 응원하고 있다.
●친절한 도슨트의 설명
이 밖에도 많은 전시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다윈 전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도슨트(미술 해설가)들의 친절한 전시 안내와 어린이의 전시 학습을 돕는 ‘워크북’으로 과학전시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다윈 전은 5월 10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의 특별전시장에서 오전 9:30~오후 5:30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자세한 정보는 다윈 전 홈페이지 www.darwin200.co.kr을 참고.)